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 쓰기 수업 나의 첫 수업 시리즈
문부일 지음 / 다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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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 쓰기 수업>은 소설가인 저자가 교육 현장에서 직접 펼친 경험에 의해 쓴 글이라고 한다. 그런 만큼 생생하다. 아니, 이보다 더 생생할 수는 없다.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독서와 논술, 나아가 글쓰기 수업에 막막함을 느끼곤 했다. 그런데 소설 쓰기 수업이라니. 이렇게 참신한 도전이라니. 여타의 글쓰기들이 아이들로부터 글쓰기와 더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라면, 이 책의 소설 쓰기는 그런 편견을 깨고 글쓰기와 행복하게 만나는 장을 마련해준다.

 

   예시문 하나하나가 학생들이 쓴 글이라고 한다. 이럴 수도 있구나. 이렇게 길을 잡아주면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 싶어 사뭇 놀랍다. 그동안 감히 시도해보지도 않고 못 한다, 못 할 것이다, 결국 못 했다, 라고 회피해 온 나의 게으름과 무지를 이 책은 단번에, 그러나 가만가만 질타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소설가임을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섬세한 필치와 유연한 전개, 단단한 구성, 글을 쓰는 이의 허심탄회한 소회가 어우러져 있어 글쓰기 수업을 위한 실용서라기보다는, 문학 작품과 조우하는 듯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저자의 소설과 소설 쓰기에 대한 애정이 깃든 문장들에 기대고 싶어지는 것은 필연일 것이다. 거기에 작가 특유의 유머 코드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쓰기교육을 위해 읽다가 무릎을 치게 되는 이유이다. 아이들의 언어와 섬세한 마음길에 공감하지 못했다면 쓰지 못했을 책이다. 저자의 아아들에 대한, 아이들의 글쓰기에 대한, 더욱이 아이들의 소설쓰기에 대한 애정에 무한 감탄하는 이유이다.

 

아무려나, 글쓰기 교육에 길잡이가 없다고 한탄만 하면서 하세월을 보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어, 이렇게도 하는구나,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어쩌면 나도 할 수 있겠네, 라는 기대와 자신감이 생겼다.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글쓰기가 더 이상 괴로운 일이 아니겠구나, 하는 희망을 보았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9월이다. 자유학기 주제선택, 동아리 프로그램 뭘 할까 늘 고민했는데,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소설 쓰기다. 커리큘럼명 나도 소설가’. 저자의 노하우를 100퍼센트 따라 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책이 있으니, 이제 걱정이 없다. 때로는 교사가 길을 잃고 헤매거나 아이들이 주저앉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괜찮다고 이 책의 저자는 다독여주고 있다.

  

   벌써부터 이 책과 함께 시작되는 새 학기가 설렌다. 얘들아, 세 줄만 쓰자,로 시작해 볼까? 심드렁했던 아이들의 눈이 반짝거리고,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도 사각사각 연필을 굴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곧 그런 순간을 맞이할 거라고 믿는다. 바로 그 순간을 만나게 되면, 그것은 오로지 <10대를 위한 나의 첫 소설쓰기 수업> 덕분이리라. 책 속에 답이 있으니까. 가을바람이 소슬한 이즈음, 이 책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쓰기 교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사와 글쓰기에 막막함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글쓰기 포기자를 구조하라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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