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의 박물관
성혜영 지음, 한영희 사진 / 샘터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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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을 다독이는 마음 여행... 기억의 정원에서 만난 맑은 바람 같은 위로...

오후 2시의 박물관... 표지와 제목만을 보고는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과 지식을 전달하는 형식의 글을 떠올렸는데 이러한 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사람들로 북적대지도 않고 유명박물관도 아닌 지역의 작은 박물관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람 많은곳을 좋아하지는 않기에 소개된 곳들이 맘에 들더군요...) 그리고 박물관에 대한 지식적을 전달하는 내용이 아닌 저자의 느낌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식적인 내용을 기대한 독자라면 살짝 실망 할 수도... 저자의 느낌을 써 놓은 글이 전시물에 관한 설명보다 더 박물관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목을 보고 "왜 오후 2시일까?"는 의문이 들었는데 보통 사람들에게 점심을 먹은 후라 하루 중 가장 나른하고 졸리어 활력이 떨어지는 시간인데 저자는 애매와 모호가 싸우면서 죽어가는 시간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버린 저자의 인생에서 느끼는 시간을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려서는 이러한 느낌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저도 한살한살 나이를 먹다 보니 저자보다는 한참 어리지만 이제는 저도 이러한 느낌을 이해하게 되었고 가끔은 비슷한 느낌을 갖고는 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위기와 혼란이 찾아오기도 하고 꼭 이러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유없이 지칠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럴 때에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저자는 마음을 다독이고 생활의 활력을 얻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다고 합니다. 저자가 권하는 박물관 관람원칙은 1. 작품이나 유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지 않는다. 2. 팸플릿이나 도록은 미리 사지 않는다. 3. 박물관이 정해 놓은 동선을 따르지 않는다. 4. 남의 의견을 참조하지 않는다. 5. 관람 시간과 방문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박물관 나들이가 두고두고 남는 특별한 경험이 되려면 그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여행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우리나라 박물관 34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히 어떠한 박물관이다고 설명하는 것이 아닌 박물관의 주제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희로애락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아 글을 읽는 동안 편안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는 위치와 이용시간, 입장료, 휴관일 등을 소개하고 있어 후에 가볼 계획을 세울때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자유롭고 공감가는 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박물관에 대한 너무 경직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러한 이유로 박물관과 가까워지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박물관에 참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던 것 같은데(박물관에 가본 기억은 수학여행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네요...) 조금 지루하고 고리타분 하다는 느낌도 가지고 있었지만 어쩌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해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양하고(생각지도 못했던 박물관도 많더군요...) 많은 박물관(부모님 세대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을 시작으로 철도박물관까지)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는데 시간을 내어 몇곳은 꼭 가보고 싶습니다. 박물관에 대한 마음이 앞서서인지 박물관이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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