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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일으킬 용기 - 하루를 살아내는 이들에게 전하는 온기
서효선 지음 / 알파미디어 / 2024년 10월
평점 :

저자의 방송기자 생활의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이 모여진 에세이 이다. 기자로써 활동하지만 아나운서적인 성향이
강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혼란스러워 하며 갈등하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상암동에서 기자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일들을 겪은 일화들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학창시절에 언론사에 합격해서 학교생활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상암동에서 시작한 방송기자생활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기자라면 누구나 아등바등 지키려고 하는 것이 있다. 눈감고도 뚝딱 기사 한 편 써낼 것 같은 선배도 이제 막
기자 생활을 시작한 신입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기자라면 누구나 신경 쓰는 것 그건 바로 마감시간 이다.
특히 입사 초반에는 본인의 글에 자신이 없으니 마감을 더 빨리하려고 서두르게 된다. 신입 때의 내가 급한
마음에 제일 먼저 포기한 건 밥이었다.
그렇게 스물셋의 어느날 정말 어쩌다 시작된 상암동 라이프, 겨울의 문턱답게 입사 초창기는 유독 마음이
외로웠다. 일은 바쁜데 모르는 사람들만 한 가득이니, 사무실에서도, 스튜디오에서도 눈을 데굴데굴
굴리기 바빴다. 분명 예쁨은 많이 받았다. 키는 174센티미터인테 얼굴을 아직 앳되었으니 선배들은
나를 자이언트 베이비라고 불렀다.
인생을 한참 먼저 산 교수님은 이런 세상의 순리를 알았던 걸까. 졸업식 날 축사 자리를 빌려 말했다.
가장 이기적인 사람이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철저하게 이기적인 사람이 먼저 되어야 타인을 위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제 갓 월급을 받기 시작한 새내기 직장이었던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축사였지만
돌이켜보니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제자들에게 꼭 필요한 가르침이었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우선
나부터 잘 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