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들 올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때는 순서가 없다고 한다. 한치앞도 모르는 우리네 인생이기에 항상 감사하면서 주어진 삶을 기쁘고 의미있게 살라고 한다. 이 책을 접하면서 표지의 노을진 하늘을 보면서 마치 인생의 황혼녘을 바라보며 관조하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문장들도 가독성이 좋아서 술술 읽혔다. 저자의 의사의 생활에서의 체험담이 녹여져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는 무언가 결핍된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모든 게 충족되어 만족스러운 환경에서는 살던 대로 사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주어진 환경에 결핍이 있고 그 결핍을 채워나가는 시간을 겪으면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좀 더 잘 알게 되고 세상을 배운다.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경험은 성패와 관계없이 인생의 큰 자산이 된다. 이 경험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고 돈으도 살 수 없는 삶의 동력으로 화석처럼 남아 우리가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나를 세상 밖으로 내어놓아야 한다.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며 행동해야 한다. 이런 경험 없이는 진정한 나를 알지 못하고 내가 어떤 삶을 살 때 행복한지 알 수 없으며 결국 내가 행복할 만한 선택을 하며 살 수 없다. 다양성이 부족하고 경쟁적이며 성공지향적인 우리 사회는 축적된 정보와 경험으로 무장한 부모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실패를 피하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유혹한다. 책임지는 게 두려워 타인에게 선택을 미루는 경우도 있고, 부모가 못다 이룬 꿈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의탁하는 시간마늠 우리는 자기다운 삶을 살 시간을 잃어버린다. (P.33 ~34)
일이 삶의 전부인 사람에게는 일이 잘못되면 삶 전체가 사라진다. 주어진 업무를 만족스럽게 수행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때 삶을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일은 삶의 일부일 뿐 전부가 될 수 없다. 이제 막 새로운 일을 시작해 그 일을 잘 해내고 싶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에만 몰두하는 마음도 이해가 된다. 나 역시 그런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인들에도 일할 때 만큼의 노력과 시간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고 균형적인 삶의 완성된다. 가족 친구 여행 취미 종교 봉사활동 누구가를 향한 팬심 이 모든 것들이 삶이다. (P.83)
죽어가는 사람은 모두 우울할까? 그렇지 않다. 충만한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회고하는 이들은 대부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남은 시간이 얼마가 되었든 받아들이고 마지막을 준비할 힘을 낸다. 죽어갈 때 느끼는 우울한 기분으로부터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을 감별해내는 것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의사가 해야 할 중요한 일들 중의 하나다. (P.320)
우리네 인생을 좀더 의미있고 소중하게 여기기 위해서 죽음이라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유한한 인생을 가치있게 살기 위해서 <죽음을 읽는 시간>이라는 책을 통해서 죽음에 대해서 공부하는 여러 이웃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