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되려고요 - 의사가 되려는 한 청년의 365일 인턴일지
김민규 지음 / 설렘(SEOLREM)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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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갈림길의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전쟁과도 같은 사투의

현장이야기

병원에 대해서는 어렸을때 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던 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꼭 필요한 중요한 기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의사들에 대해서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국종 교수의 책 골드아워를 접하고 응급의학의 세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응급의학이 현실이 많은 인프라와 관심이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책은 인턴으로써

응급병동에서의 365일 일지를 적은 것이라 흥미로웠다.

모든 의사들이 의사가운을 입고 마음속에 되새긴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대해서 다시금 돼시기는 시간이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의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노라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

나는 인류,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나는 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노라.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이상의 서약을 나의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노라

다시 내 차례가 돌아왔다. 환자 아래 쪽에서 교수님이 ECOMO(체외막 산소공급기)를 설치하고 있었다. 기계가 알아서

전신의 피를 순환시켜 주기 때문에 설치가 끝나면 더 이상의 흉부 압박은 필요가 없다. 환자는 심장이 멈춘 채 숨도 안 쉬는

상태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준비가 끝나고 환자는 심장이 멈춘 원인을 착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와 함께 응급실에서

빠져나갔다. 교수님이 고생했다며 등을 토닥여 주셨다.

그러나 찝찝했다. CPR 중 환자 심장이 돌아오면 동맥에서 펄떡 꾸니는 맥을 느낄 수 있다. 피부로 느껴지는 살았다는 증거 없이

환자가 빠져 나갔다. 체력이 고갈된 몸과 허탈함만이 남았다. 저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곧 운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환자를 따라가며 슬퍼하는 보호자들의 뒷모습에 내 마음도 찢어졌다.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를 틈도 없었다. CPR로 인해서 정지

되었던, 응급실에 산더미처럼 쌓인 이들을 향해 서둘러 뛰어들었다.

그렇게 몇 달 시간이 흘렀다. 다른 업무를 하고 병동을 지나다가 열려 있는 병실 문으로 바로 그 환자의 얼굴 실루엣이 보였다. 너무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닮은 사람인 건 아닌지 꼭 확인하고 싶어 뒷걸음질로 다시 병실 앞에 섰다. 확실했다. 멍허니 서서 그가

식사하는 것을 보다가 얼른 걸음을 옮겼다. 환자는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 생각할 것이었다. 그날 무척 기뻤다. 내가 그 과정

한편에 참여했다는 사실과 그 모든 것을 견뎌내어 준 환자에게 고마움과 기쁜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 환자는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를 살리는 데 내가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 지식과 경험의 짧음

에 부끄러워졌다. 더 많이 공부하고 알았더라면 그 순간에 보호자들이 무거운 표정의 의사를 한명 덜 봐도 될 수 있었다. 이 환자를 통해

6년 동안의 가르침을 한순간에 받은 것 같았다. 인턴 의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의학적으로 제한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느낄 수 있는 기

쁨에는 그 제한이 없었다. (P .70~72)

한 사람의 생이 마감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생의 증거들을 찾아 그것들이 모두 쓸모가 없어졌음을 이야기해야 하는 일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죽음을 선고하는 것만큼 힘든일이 없다. (P.123)

돌아오는 길은 임종실로 향했을 때보다 불편한 마음이 가득했다. 결코 익숙해지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직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불 꺼진 복도를 걸었다. 아직 떠나지 못한 사람이 서 있을 것만 같았다.

슬프고 허무했다.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마음의 무게가 버거웠다. 죽음이 싫어 살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의사가 되었지만, 어쩐 일인지

인턴을 시작할 때부터 삶보다 죽음을 자주 겪게 되었다. 시신을 정리하고, 사망을 선고하는 등의 일들 말이다. 어쩌면 죽음의 허무함과 슬픔을 알아야 삶이 주는 소중함을 더 깊이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이런 이들을 먼저 경험한는 것이 아닐까?

당직실에 도착한 후, 극도로 피곤한 몸은 바로 잠을 불러왔다. 죽음을 선고하고도 잠이 오다니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나 몇시간 후면 아직 세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해야 했다. 깊이 생각할수록 잠들지 못할 것 같았다. 베개에 머리를 묻었다. (P.127)

골든아워 이후에 오랜만에 의학계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흥미롭고 유익한 책을 만난 기분이다.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여름 얼마남지 않은 계절 건강하시고 코로나19와의 전쟁에도 끝까지 승리하시는 이웃들이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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