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팬데믹을 철학적으로 사유해야 하는 이유 팬데믹 시리즈 2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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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으로 4차 대유행을 목전에 둔 우리에게

혜안을 주며 철학적 고찰을 도모하는 책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은 경제에 모순된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다. 한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당국자들로 하여금 때때로 거의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일들, 즉 국민 기본소득이나 전 국민 의료보장 등과 같은 형태의 조치들을 수행하도록 만들었다. 그렇지만 공산주의를 향한 이 뜻하지 않은 개방성은 그저 동전의 한쪽 면에 불과하다. 이와 동시에 정반대되는 과정들이 폭력적으로 부상하여 기업은 부를 쓸어 담고 국가로부터 긴급구제를 지원받는다. 코로나 자본주의의 윤관이 서서히 드러나고 동시에 새로운 계급투쟁이 등장하고 있다.

펜데믹의 진짜문제는 사회적 고립이 아니라 타인과의 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다. 펜데믹이 진행되는 기간보다 우리가 더 타인에게 의존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전형적인 기혼 커플에게는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섹스를 거부하기 위한 온갖 구실이 효력을 상실한다. 그리고 섹스의무에 장애물을 찾으려는 필사적인 노력끝에 그들은 자신들 사이에 플라스틱 인형을 끼워 넣는다. 역설적이게도 탁월하게 성욕화된 대상이 성관계에 장애물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진행중인 이 감염병으로 인해 성욕이 줄고 접촉하지 않은 채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서 흠모하는 형태의 사랑이 유행하게 될까? 감염병은 분명히 신체적 접촉이 없는 디지털 성적 게임을 부추길 것이다.

펜데믹으로 인해 벌어진 일은 공동체 생활에서 거리두기로의 단순한 전환이 아니라 친밀성과 거리두기의 한 양상이 다른 양상으로 좀 도 복잡하게 변화한 것이었다. 펜데믹 이전 사회의 특징이었던 공동체 생활과 사적 영역간의 취약한 균형 상태는 (방역으로 인해) 실제적이고 육체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의 여지가 감소했음에도 더 많은 프라이버시로 귀결되지 못하고 새로운 양상, 즉 사회적 의존과 통제에 관한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는 양상으로 대체된다. 방역상황에서 우리를 통제하기 위해 심지이어 드론이 활용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펜데믹에 대처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본 선택지는 트럼프식 길과 언론에서 중국식 길이라고 외쳐대는 방식 중 하나인 듯하다. 전자가 수천명이 더 죽더라도 시장의 자유와 이윤 가능성이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경제활동으로 복귀하는 길이라면, 후자는 디저털화된 국각의 총체적 통제를 복귀하는 길이라면, 후자는 디지털화된 국가의 총체적 통제를 개인에게 가하는 길이다.

보편주의입장에서 선다고 해서 펜데믹의 봉쇄에 맞서 사회적인 자유를 수호하는 나날의 정치적 투쟁들이 의미 없지는 않다.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와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를 멈취라라는 외침이 보여주듯 현재의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권을 향한 정치학은 구체적 인종차별의 사례로 발현한다. 마찬가지로, 공동체를 위해 마스크를 쓰자는 목소리와 개인의 자유를 위해 마스크를 거부한다는 반발은 겉보기와 달리 동전의 양면일 수 있다. 타인과 함께하지 못한느 자유가 무의미하듯 자유롭지 못한 개인들의 공동체는 통치의 대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방역의 통제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공동체의 삶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관계 영역을 확보하는 일이기도 한다.

포스트 코로나의 전망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철학적 사유를 통한 코로나19 펜데믹의 상황에 대해서 의의를 고찰하고 각국정부의 대응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델타 바이러스 (인도발)의 출현으로 인해서 4단계의 급상으로 4차 대유행의 위기에 목전에 두고 있는 이웃들에게 건강과 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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