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전거를 훔친 날 웅진책마을 40
사토 마키코 지음, 고향옥 옮김, 장연주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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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춘기 아이들이 겪게되는 '처음'들을 소재로 쓴 책이다. 작가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세심하게 그려낸다. 네 편의 이야기는 같은 반 아이들이 같은 날 겪게되는 각기 다른 '처음'에 관한 경험이다. 

아야코는 사춘기에 겪게 되는 몸의 변화로 예민해진다. 알 수 없는 수치심과 분노를 표출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 화살은 자신을 어린애로만 생각하고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는 엄마에게로 향한다. 고마움과 엄마가 있어 든든한 마음은 좀처럼 밖으로 표현할 수가 없다. 늘 뚱한 표정을 하는 이 시기의 아이들의 표정이다. 

마라나와 오리카는 엄마 아빠에게 물을 수 없는 말을 안다. 꽤 어른스럽게 행동하려고 든다. 그러나 '나한테 오빠가 있다'라는 감당하기 힘든 사실을표현할 방법을 모른다. 마리나는 이것을 가슴 밑바닥의 유리구슬 두 개로 표현한다. 

쇼고와 유스케는 자전거를 훔치는 일로 일탈을 시도한다. 버려진 고물 자전거를 타고 산책로 끝까지 갔다 온 것은, 아이들이 사하라 사막을 상상하는 장면처럼 큰 모험이다. 버려진 자전거임에도 '훔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갑자기 게임기 전원을 꺼버리는 배려심없는 엄마에 대한 반항심의 표출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는 쇼고는 사하라 사막을 상상할 수 없고 배가 고프다. 아직은 부모님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느낌이다. 

료헤이는 빈집에 친구들과 자신들만의 집을 만든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더구나 료헤이는 여동생을 편애하는 집에서의 소외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을 표면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욱 드러내는 행동은 친구들과의 우정과 모험심이다.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이처럼 수심 깊은 곳의 감정과 수면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동화는 아이들을 위해 쓰인 글이다. 그래서 이 동화를 읽는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또한 일체감과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동화는 어른들에게도 여전히 감동을 준다. 함께 읽고 공감대속에 서로를 이해하게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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