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시옷 - 만화가들이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손문상.오영진.유승하.이애림.장차현실.정훈이.최규석.홍윤표 지음 / 창비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차별해소에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늘 마음이 답답하다. 분명 개개인으로 만나면... 누구나 차별받고 싶어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남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게 집단간의 문제가 되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예컨대 남과 여, 장애와 비장애,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등 이 책에서 다루는 많은 영역들에서 "그들"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우리"를 위협하는 "그들"일 뿐이다. 정작 문제는 집단간의 공감과 이해를 전제로 사회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문제들인데도...출발선을 정할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가 무척 어렵다.

낯선 이야기나 현상을 만날 때, 제발 차분히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갖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하는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  소위 "카더라"라는 말로 만난 적도 없고, 자신에게 전혀 위험(?)하지 않을 뿐아니라 단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절박하게 사는 사람들을 예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당사자에게는 "차별"인데, 건너보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일상이 되어 버린 그 담담함이 오히려 섬뜩한 오늘과 같은 세상은 분명 내 딸이나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은 아니다.

차별의 문제가 나오면 항상 "평등"이 무엇인가 하는 화두가 함께 따라 나온다. 또한 최소한의 "배려"를 평등위반이라고 열을 토하는 사람들까지... 스핑크스식의 기계적인 평등은 평등이 아니라는데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도 구체적인 사례에서 어디까지 평등이고 어디서부터 차별인지 이야기하기 어려우니까...

다만 차별의 영역이 점점 넓혀지고 있다는 점 하나는 짚고 가야겠다. 예컨대  "연령"차별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 다루어지고 있지 않는데.. 최근 입사시험에서의 연령제한 폐지, 정년제도 폐지 움직임 등 화두가 던져지고 있는데 후속편을 다룬다면 반드시 연령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이 옳은 것이며 우리 사회에 유익한 것인지 짚어보았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도 사람으로서의 욕구와 본능이 여전한 것이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늙어가는 것인지... 개인적으론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주책"스런 늙은이가 되는 것이 소원이다. 그럴 체력과 경제력이 있다면 말이다. 

아무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차별"에 민감하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다.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당하지 않고 나이가 많다고 홀대당하지 않는 나라, "역지사지"가 모든 생각의 출발점이 되는 나라. "우리"라는 말로 세상과 담을 쌓지 않는 나라.. 그런 멋진 나라, 행복한 나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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