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오래가는가 - 보스와 통하는 47가지 직장병법
문성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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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진지하게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 우리팀의 팀장이신 차장님이 출산휴가에 들어가시고 나를 가르쳐주셨던 선배는 이미 한참 전에 이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일을 도와주던 다른 팀의 몇몇 분들도 슬슬 이직을 고려하시는 것 같아서 최근엔 조금 신경이 날카롭다. 나는 이 회사에 꽤 오래 있었고, 사실 회사를 그만둬야지싶어도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쉽게 말이 나오지 않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에 새로운 분이 입사하시고 내가 지금껏 배워고 따르고 존경하던 팀장님과 전혀 다른 페이스로 일을 해서 솔직한 심정으론 도대체 이게 뭐지, 왜 일을 저렇게 처리하지? 싶은 마음이 강하다. 누군가는 상사마다 다르니 네가 유연하게 대처해야한다고 하는 데 나는 왠지 내가 맞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직한다고 해서 나와 맞는 상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지만 왜인지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단 생각이 많이 들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오래 다녔던 회사인 만큼 쉽사리 옮길 수는 없고 나는 자연스럽게 상사와의 관계 개선을 생각했다. 그래서 접한 책이 문성후의 <누가 오래가는가>다. 회사와 동반성장하는 인재들에게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다는 표제와 함께 보스와 통하는 47가지 직장병법을 소개한다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런 자기계발서에는 딱히 흥미가 없지만 현재 나에게 나름대로 길이 되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은 나처럼 중소기업을 다니는 직장인에게는 딱히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전제는 내 위에 상사가 꽤 많아서 상사의 상사, 이런 경우까지 쭉 닿는 경우가 많지만 대체로 중소기업은 사원, 대리급보다 차장, 부장급이 많고 바로 위에 팀장 또는 대표만 있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이런 경우 사실 사내 정치라고 하는 것만 잘 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도 없고, 샤바샤바하지 않아도 일만 잘하면 평가가 나빠질 이유가 거의 없다.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만큼 나를 피력하는 데 생각만큼 문제가 없다. 가장 큰 문제라면 나와 같이 있는 상사나 나처럼 위에 상사가 있어 같이 일을 해야 하는 몇몇 경우에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보스들이나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없다.

더욱이 여기에 등장하는 방법은 글쎄, 나는 딱히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지 의문이며 저런 경우 그냥 과감히 회사를 나오는 편이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한 회사에 오래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돈이나 공부 때문인 경우도 있고 개인적인 사정 때문인 것도 있고 요즘 애들이 인내심이 없어서인 경우도 많고. 여하간 다양한 이유로 그만둔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상사에게 맞춰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다들 그냥 회사를 나오는 길을 택한다. 요즘 현대 사회에서는 관계를 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말이다. 힘들게 들어간 대기업도 몇년 안다니고 이직하고 있는 요즘, 이 책은 그다지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기본적으로 직장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 있다. 해고 신호를 느낀다거나 기본적인 관계 유지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 옷을 깔끔하게 입고 상사와의 대화에서 어떤 방식으로 말을 꺼내고 답변 하는 것이 좋은 지. 왜 이렇게 까탈스럽고, 일하는 데 일만 잘하면 되지 뭐 이렇게 할게 많아,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게 쉽다면 맨날 상사를 욕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생각에 빠지진 않을 것이다. 상황에 맞추어 적용할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기본적인 예의에 대해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편이다. 만약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는 상사가 나와 잘 못지내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면 한번쯤 뒤적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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