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여성 제주도 한 달 살기
김성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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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여행을 가볼 수 있을까? 하는 찰나에 다시 시작된 코로나19 유행. 더욱이 이제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지라 속절없이 늘어나는 숫자만 보고 있다. 제주도라도 다녀올까. 고민하고 있는 찰나 <멋진 여성 제주도 한 달 살기>라는 여행 에세이를 읽었다. 시간만 된다면 한달살기, 아니 이주 살기라도 해보고 싶단 생각이 간간히 드는 요즘, 읽으면 재미날 것 같았다. 더욱이 앞에 "멋진 여성"이란 단어가 붙어 있지 않은가? 나에게 딱 어울릴(?)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김성의 씨는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를 계획한다. 가족들의 허락을 받았지만 "중증 장애"를 갖고 있는 여성 혼자 제주도 한달 살기라니. 물론 책을 읽다보면 초창기에는 도와주는 분이 계셨던 것 같기는 하지만 이런 결심 쉽지 않을 텐데, 하는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다. 사지 멀쩡한 몸뚱아리를 갖고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데, 아무리 주변에서 밀어줬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오랜 시간의 고민을 거쳤을까. 그리고 과연 제주도에서의 생활은 편안했을까,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책 한 장 넘길 때마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해졌다.


<멋진 여성 제주도 한 달 살기>는 솔직히 엄청 재미있는 여행 에세이는 아니었다. 엄청난 정보를 준다거나 내가 생각했던 한달 살기의 느낌보다는 그냥 여행의 느낌이 강한 편이었다. 그러나 저자가 "중증 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철저히 장애인의 시각에서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가게나 여행지 앞의 계단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많은 지인들을 통해 저자는 장애인들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가게와 여행지를 쏙쏙 잘 골라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제주도에 이렇게 친 장애인 요소가 가득한 건물들과 가게가 많았다니, 보는 내내 실감했다.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등을 보면서 장애인들의 삶을 간접 경험하고 들을 기회가 많아졌는데 여전히 멀고 멀었지만 어딘간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나는 이 책을 여행 에세이라기보다는 한 장애 여성의 도전기라고 생각한다. 편안하게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읽는 내내 그들이 일상 생활을 영위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내가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그저 마냥 여행 가고 싶다란 마음을 충족시켯던 것과는 별개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다지 길지 않은 짧은 에세이. 그 속에 담긴 여러가지 의미는 생각보다 무거운 한편, 그렇다고 완전히 다르지도 않았다. 오랜 여운이 남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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