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문화 이야기 - 중국 생활 30년, 민속학 박사의
임선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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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여행도 꺼린 편이다. 한 번은 할아버지 팔순 기념으로, 한 번은 친구가 교환학생으로 가 있어서 놀러간 정도다. 특히 할아버지 팔순 기념으로 방문한 베이징은 나에게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했다. 친구를 보러 간 청두는 정말 좋았지만, 베이징 여행은 지저분한 화장실과 윗도리를 벗고 다니는 배불뚝이 아저씨들, 도로를 그냥 가로지르는 사람들까지 정말 맞지 않았다. 특히 나는 화장실에 상당히 민감한 편인데다 그 때는 중국 음식도 잘 먹지 못하는 편이여서 화장실을 계속 가고 싶어지는 바람에 정말 고생했다. 심지어 그곳에서 살고 있는 한국분(조선족인지, 재중동포인지, 일 때문에 그곳에서 머무는 분인지 감이 잡히지 않음) 가이드가 은연 중에 "중국 찬양"을 엄청해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속 크게 좋아질 이유도 없었던 지라 사드며 이런 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중국은 그다지 우호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중국 베이징 문화 이야기>를 읽기 시작한 것은 "문화"에서 중국을 아는 것은 즐거웠기 때문이다. 동북공정이나 한복과 김치에 대한 중국의 무례한 행동은 정말 화가 나지만 오랜 세월 수많은 국가의 터전이었던 중국의 문화가 신선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베이징은 자금성, 태묘, 이화원, 만리 장성 등 볼거리가 많지 않은가. 물론 베이징을 여행 갔을 때 한 번씩 다 보았고 생각보다 감흥은 없었지만 그 안의 얽힌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요소였다. 더욱이 무려 30년을 베이징에서 살았으니 외국인으로써 중국 베이징을 바라보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그곳의 주민으로써의 베이징을 바라보게되었을 테고 그 수많은 시각이 이 책에서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한국인이 모여 사는 코리아 타운 왕징 지역을 시작으로 베이징의 여러 지역과 역사적인 공간, 종교 그리고 문화까지 어우르는 책의 내용은 사람을 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중국의 영토는 매우 크고 그 중에서도 베이징은 약 700년 동안 수도로써 많은 이들이 얽혀 사는 공간이다. 오랜 역사와 수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함께 지내면서 문화가 섞이기도 하고 계속 발전하고 바뀌어가는 것이 얼마나 잘 보일지 짐작이 어려울 정도다. 우리와 매우 가까운 나라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 중국.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추세다. 나는 개인적으로 "공산주의 국가"라는 가면을 쓴 독재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 <중국 베이징 문화 이야기>는 바로 이들의 이야기를 한다. 물론 그 속에 국가는 완벽하게 배제될 수 없지만, 그들이 살아가면서 만든 문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


비슷한 점도 많지만 정말 놀라운 점도 많은데 나는 박쥐를 복의 상징으로 생각한다는 문구를 보고 참 놀랐다. 복에 엄청날 정도로 집착하는 중국인들. 초반에 코로나가 박쥐에서 인간에게 옮겼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코로나의 시작이 중국인 것은 확실하지만 박쥐가 시발점은 아니라고 들었는데, 여하튼 중국인은 기계 빼고 다 먹는다는 낭설이 있긴 하지만 왜 박쥐를 먹는 걸까? 하는 의문을 풀 수 있었다. 코로나로 박쥐를 먹는 이들이 많이 줄어 든 것 같던데 박쥐에 대한 이미지가 바뀔까. 문화라는 것은 참 신기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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