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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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의 7번째 작품 <허상의 어릿광대>는 "현혹하다", "투시하다", "들리다", "휘다", "보내다", "위장하다", "연기하다" 총 7편의 연작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탐정 갈릴레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데이도 대학 물리학 교수 유가와 마나부와 그의 친구이자 경시청 형사 구사나기 콤비물로 구사나기 형사가 난제에 부딪쳤을 때 유가와 교수가 물리학적인 지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용의자 x의 헌신>이 가장 유명한데 공교롭게도 나 또한 이 시리즈를 제외하면 한 번도 이 콤비를 만난 적이 없다.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출간하는 작품 수가 많다보니 놓쳐버린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 물 중 가장 많은 작품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2012년에 출간된 작품으로 9년 만에 한국에 출간되었지만 생각보다 옛 것의 느낌은 없다. 다작을 하는 만큼(글공장 수준이다) 퀄리티가 복불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거의 다 좋아한다. 일단 가독성이 좋은데다가 몰입도가 꽤 높다. 트릭이 다소 엉뚱하거나 모순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사실 나는 추리 소설을 읽을 때 범인을 맞추는 경우가 많지 않고 맞추는 경우도 동기나 살해 방법은 전혀 맞추지 못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실제로 크게 모순점을 알아차리거나 하지 않다.


다만, "거의" 란 단어를 썼을 만큼 안 좋아하는 작품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용의자 x의 헌신>은 꽤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것과 별개로-논란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유가와 교수와 구사나기 콤비가 영 취향이 아니었다.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이유는 까먹었지만 그 뒤로 찾아 읽지 않게 된 건 아마 이 때문일 텐데, 이번에 <허상의 어릿광대>를 읽으면서 새삼 괜찮겠다 싶었다. 이후에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를 찾아 읽을 예정이다.


각설하고, 살인 사건이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는 소설은 아니다. 조금 불편할 수는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단편이라서 사건 해결도 빠르고, 기본적으로 가벼운 느낌이 많이 든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가독성 높은 필체도 한몫해서 속도감과 몰입감이 상당했다.


흥미있게 읽은 작품은 "투시하다"와 "위장하다"였고 특히 "위장하다"는 의외로 유가와 교수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서 놀라웠다. 뭐 살인범이 아니였기 때문이겠지만서도, 전체적으로 따스함이 넘쳤다. 좀 오싹하다 생각되어진 건 "들리다"와 "연기하다"인데 특히 "연기하다"는 범인(이라고 해야할까)의 동기에 놀랐다. 그러는 한편 조금 하나에 미친 사람은 이럴 수 있구나 싶고, 하긴 그러니까 그런 관계를 맺었겠지, 싶은 마음도 들고. 언급하지 않은 작품들도 오, 하고 살짝 놀라면서 계속 읽었는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단편 소설집이었다.





"현혹하다" 구아이회라는 종교에서 마음의 정화를 위한 종교의식 중 간부 한 명이 자살한다. 이에 교주 렌자키 시코는 자신이 너무 강한 염을 보내서 간부가 창밖으로 떨어진 것이라며 살인을 고백한다.


"투시하다" 오랜만에 구사나기가 유가와를 이끌고 긴자 클럽 '하프'에 간다. 그리고 구사나기는 그곳에 있는 호스티스 중 투시를 하는 아이모토 미카를 유가와에게 소개하는 데, 몇달 뒤 살해당한 채로 발견된다.


"들리다" 병원에 들린 구사나기는 난동을 부리는 사람을 막다가 칼에 찔려 입원하고 이 사건의 담당자로 과거 경찰 학교 때 친구였던 기타하라 신지가 등장한다. 한편, 난동을 부리던 사람이 계속해서 환청을 듣고 있었다고 고백하고 구사나기는 일전에 본인이 맡았던 사건을 떠올린다.


"휘다" 스포츠 센터 주차장에서 도쿄 엔젤스의 야나기사와 다다미사 선수의 아내 야나기사와 다에코가 살해당한 채로 발견된다. 범인은 이내 밝혀졌지만 다에코의 비밀은 계속해서 남아 있다.


"보내다" 쌍둥이 언니인 이소가이 와카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며 미쿠리야 하루나는 고모 미쿠리야 도코에게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이후 집으로 향한 남편 이소가이 도모히로와 야마시타가 쓰러져 있는 와카나를 발견해 신고한다. 이에 수사를 시작하고, 어떻게 사건을 예측했느냐는 질문에 하루나는 텔레파시 이야기를 한다.


"위장하다" 대학시절 친구이자 읍장이 된 다니우치 유스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로 가던 구사나기와 유가와는 갑작스럽게 타이어가 망가져 수리를 시작한다. 그 때 비가 오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본 한 여인이 그들에게 우산을 건네준다. 그리고 결혼식 피로연이 끝난 뒤 근처 별장지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음을 알게된다.


"연기하다" 예술가 고마이 료스케가 칼에 찔린 채 발견된다. 같은 극단 소속 배우이자 각본가인 간바라 아쓰코는 그 칼이 극단 소도구인 것 같다며 증언하고 고마이 료스케의 연인 우쓰미 가오루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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