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부부 오늘은 또 어디 감수광 - 제주에서 찾은 행복
루씨쏜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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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제주도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제주로 향하는 발걸음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나는 제주도를 좋아하지만 차 운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 제주도 여행은 생각처럼 쉽지 못하다. 버스를 타고 다니거나 택시를 타기에는 좀 애매하고. 누군가의 차에 얹혀 여행을 다녀야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제주도에 대한 책은 아주 많다. 특히 제주도 생활에 대한 에세이는 넘치도록 많아서 제주도가 그리울 때, 제주도 여행이 아니라 그곳의 삶이 그리울 때 꺼내 읽기 편리하다. <고양이 부부 오늘은 또 어디 감수광>도 그러한 맥락에서 시작했다.


현대 민화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동양화가 루씨쏜의 첫 그림 에세이인 <고양이 부부 오늘은 또 어디 감수광>은 제주에서의 일상을 글과 자신의 고양이 민화로 담았다. 오랫동안 호주에서 살면서 잠시간 그림을 놓았던 루씨쏜은 다시 한국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특히 제주도의 다채로운 모습을 민화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루씨쏜의 그림들은 파스텔의 고운 색감과 킥보드를 타거나 가방을 매고 움직이는 익살맞은 고양이들의 모습들이 일품이라 그림만으로도 아주 매력적인데 여기에 루씨쏜의 개인적인 제주도 생활에 대한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제주도 곳곳을 고양이와 함께 여행하고 쉬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제주도하면 사실 일상보다는 여행이 먼저 떠오르는 데 이 책은 여행과 일상의 중심을 지키면서 제주도에서의 삶을 여행자에서 조금씩 정착해가는 루씨쏜과 함께 제주도를 지켜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에세이라서 짧은 호흡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글과 관련있는 민화를 보면서 잠시간 제주도에 있는 나를 상상하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문을 만드는 역할을 해준다. 루씨쏜의 일상을 이야기하지만 제주도 여러 곳곳의 모습을 민화와 글로 표현해줘서 일까, 나는 꼭 루씨쏜의 민화와 함께 제주도 곳곳을 여행하고 돌아다니면서 간접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역시나 민화가 아닐까 싶다. 루씨쏜의 작품들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데 고양이와 현대 사회 그리고 민화의 조화는 생각보다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자연을 닮은 따뜻한 한지 위에 파스텔 톤의 민화가 수놓아지고 그림으로써 글로써 제주도를 접하는 건 생각보다 재미나고 흥미진진하다. 언제쯤 나는 제주도로 훌쩍 떠날 수 있을까. 상상 속의 풍경들이 민화로 내 눈 앞에 펼쳐지는 건 매력적이지만 역시나 직접 내 눈으로 꼼꼼히 살펴보고 싶다. <고양이 부부 오늘은 또 어디 감수광> 책 한권을 들고 훌쩍 제주도로 떠나 저자의 이야기와 민화 속에 담긴 수많은 이미지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졌다.




우리는 이제 나란히 앉아 우리 앞의 풍경을 바라본다. 함께 만들어온 길이 우리를 더욱더 단단하게 묶어주고 지지해주리란 것을 이제는 안다. 그저 함께 그 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 같았다. 때론 말이 아니라 눈빛으로 혹은 서로의 손을 마주 잡는 것으로도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도 '내일 더 사랑하자'라고 진심을 담아 서로에게 약속했다.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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