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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김민철 지음 / 한길사 / 2019년 11월
평점 :
1. 길을 걸으면서 꽃을 볼 때 마다 엄마한테 꼭 '이거 무슨 꽃이야?'라고 묻는데, 엄마는 그럴 때 마다 모든 꽃을 다 대답해준다...! 그게 너무 신기해서 나도 언젠가 유명한 꽃들을 공부해봐야지~ 했는데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박완서의 작품 내용 살짝 설명 + 단락 발췌 + 그 표현에 나온 꽃 설명 식으로 한 챕터가 구성되어있는데, 이게 마치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거 보는 느낌이다. 영화 내용을 살짝 알려주고 그에 대한 정보를 설명해주는 것 처럼, 이야기를 알려주고 꽃에 대해 해설해주는...! 그래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2.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40년 전에 쓴 82년생 김지영 - 서 있는 여자, 노란 장미" 챕터이다.
나의 실패의 원인은 바로 남녀평등이라는 거였어. 나는 한 남자를 사랑하기보다는 바로 남녀평등이란 걸 더 사랑했거든. 남녀평등에만 급급한 나머지 사랑까지도 생략하고 남자를 골라잡았던 거야. 그를 남편으로 골라잡은 건 사랑 때문도 존경 때문도 조건 때문도 아니고 바로 그가 모든 면에서 나보다 못하다는 거였어. 그걸 이용해 거저먹기로 남녀평등을 이륙해보려 했던 거야. 실력이나 인격으로 자기보다 못해 보이는 남자들 일부러 골라잡아서 평등한 부부관계를 이륙해보려고 마음먹은 거야 말로 잘못의 시작이었어.
3. 박완서의 문학 작품에 항상 꽃/식물이 등장하는 것도 , 이 꽃이 구색을 맞추기 위함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큰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박완서 작가님은 항상 교과서 속 작품으로만 만나봤었는데, 이번 기회에 작가님의 작품세계와 깊은 생각들을 잘 알게 되어서 뜻 깊었다! 앞으로 길을 가다가 이 책에 나온 꽃, 민들레나 노란장미, 채송화 등을 보면 꽃에 대한 지식과 함께 작가님의 문학 작품도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