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중요하구나 생각해본다. 민주주의처럼 사람을 못믿어서 (멍청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더라도)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었듯이... 사회 규모가 커지고 상호의존성이 커질수록 한 개인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게 맞는 것 같다. 금융위기 이후엔 은행가에 대해서, 오늘날엔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세계를 씹어먹는 IT 기업들에 대해서도 그에 맞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인 차원에서의 비난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만족감만 가져다준다.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그리고 대구지하철방화사건의 처리과정에서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책임자를 색출하여 처벌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언론에 의해 더욱 선정적으로 강화된다. 그런 가운데 건설현장의 구조적 부조리나 안전관리에 대한 구조적 부실을 해결하여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희생양을 만드는 데 모든 시선이 집중된다. 몇몇 책임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부각되고, 해당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비리까지 적발하여 형벌의 양을 늘린다. 그 와중에 시민들은 그들을 ‘나쁜 놈‘이라고 비난하면서 속이 시원해지고, 문제가 해결되는 느낌을 갖기 마련이다. 그리고 국가권력은 그러한 과정에서 무언가 문제를 해결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대부분은 사회구조적인 요인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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