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 폴로어 25만 명의 신종 대여 서비스!
렌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지음, 김수현 옮김 / 미메시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관계의 복잡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생각해보게 된다. 관계는 기대감과 의무감을 만들어 쉽게 실망감과 부담감을 안겨준다.

그 스스로가 말하듯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기준은 살짝 애매한데, 그 기준을 긋는 지점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의 본질을 알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관계의 부담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다. 지속적이고 호의적인 관계를 빌드업하는 과정과 그 관계 자체가 주는 부담에서 벗어난 사람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 부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극단적으로 강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것도 아니라 뭘 해줘야 할 의무도 없고, 상대방도 특별히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남들에게 말 못할 고민들을 그에게 털어놓는다. 그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나오는 대숲같은 존재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누군가에게 말 못한다는 건 사소하고 무겁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1)사회적 이미지와 (2)이해받는 것의 문제다.

(1)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면을 모두에게 동등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각각의 관계에 따라, 역할에 따라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들은 아무에게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에 관해선 <평가받으며 사는 것의 의미>와 <자아연출의 사회학>을 읽어볼만 하다.)

(2)나의 심각한 고민은 남들이 보면 별 게 아닐 때가 많다. 그래서 나의 고통이 사소하게 여겨지고, 평가와 조언의 대상이 되고, 나의 약점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그렇게 우리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말 못할 이야기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공감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상처로 다가온다.

이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북활실한 관계성이 여러모로 편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여러모로>라고 하면 너무 막연하지만, <서로 쓸데없는 배려를 하거나 기대를 가지지 않는다> 같은 것 말이다.

(...) 그 만화가 나에게는 재미가 없었어도 <재밌더라>라고 거짓말을 하거나, 솔직한 감상을 말하더라도 분위기가 나빠지지 않도록 신중한 말로 만화 내용을 평가해야 한다. 그건 큰 스트레스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