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식 문학평론가.
세계를 읽는 데는 ① 사실을 사실로 읽을 수 있는 시각이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② 사실들이 서로 어울려 세계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것을 느낄 때, 우리는 어떤 현상에서 눈에 보이는 사실보다 ③ 더 무겁고 충격적인 심리적 총량으로서의 사실감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세계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가슴이 붉은 딱새』, p.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