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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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는 6.25 전쟁후 남북이 분단된 후에도 수많은 비극이 계속되었습니다.


  사상적 신념에 따라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인간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 아래에서 행동하였습니다.


  조정래 작가의 2006년 소설인 “인간연습”에서 주인공 윤혁은 북에서 남파된 간첩입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주인공은 정의로운 남한의 국군, 북한은 절대악으로 표현되는 반공교육을 받아온 저와 같은 세대가 2006년 이전에 이러한 소설을 읽었다면 처음에는 불온한 느낌을 받아 거부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소설의 초반부, 사회주의 신념으로 비전향 장기수로 살아온 주인공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반공교육을 통해 받아온 사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 소설은 비극적인 상황에서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노년에 이르기까지 오직 살기 위해 전향한 척 했을 뿐 대한민국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비극을 개인적인 눈높이까지 가져갑니다.


  아리랑, 태백산맥과 같은 대하소설에서 역사의 흐름을 숲으로 보았다면 이 소설에서는 나무를 바로 옆에서 관찰하면서 어떻게 이러한 역사 속에서 개인이 스러지고, 살아가고, 바뀌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이라는 사회적 매장이 충분한 죄목을 가지고 있고 이는 우리의 적이기에 피도 눈물도 없이 대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반적인 생각을 뒤흔들어 줍니다.


  사회주의가 지향했던 인민을 위한 사회는 그 자체로는 이상적이어서 남북이 분단된 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독재체제 아래서 빨갱이라는 프레임으로 감옥에서 수많은 고초를 당하기도 하고 좌익과 우익이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국가의 반역자로 취급 받았습니다.


  인간은 살면서 사회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애써 외면하려 하여도 정치적으로 될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대립과 억압, 폭력 속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한 주인공 윤혁의 삶을 통해 우리의 미래가 아이들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편견없이 이 세상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독자는 어떠한 이념적 대립이 아닌 인간에 대한 존중,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 민주주의 제도도 절대선이 아닌 이상 보편적 복지 등을 통한 사회주의 사상의 도입 등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통찰을 조정래 작가의 담담하고 흡입력 있는 문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 윤혁의 수기 자체이자 이를 읽고 우리가 품어야 하는 탈북민들 뿐 아니라 다른 사상을 가진 적대적인 사람들에 대하여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주의의 대표적인 국가인 소련이 몰락하고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가 되고 대한민국이 전세계의 문화 중심으로 뻗어가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이러한 방향을 가진 소설이 재출간되어 독자의 곁을 다시 찾아간다는 것은 행복한 인간이 되는 연습을 평생 동안 한 주인공이 결국 대한민국에서 존재 가치를 찾아가게 되며 결국은 민주주의의 승리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주주의 자체도 완벽하진 않았고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사회주의의 일부 요소에서 영향을 받아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하게 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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