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퍼펙트 - 톱 모델 제니퍼 스트릭랜드의 고백
제니퍼 스트릭랜드 지음, 이지혜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왜 <퍼펙트 걸>이 아니고 <걸 퍼펙트>인가 궁금했다.
말 그대로 '완벽한 여자'가 아니라 여자(존재)는 완벽하다..의 등식이란 걸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제니퍼 스트릭랜드가 톱모델인 만큼 잘났다는 얘기가 아니고, 여자라면 누구나 하나님 품안에서 '완벽'하다는 깨달음을 말하고 있다.
 

어린 시절(8~13세)부터 시작한 모델 일은 제니퍼 스트릭랜드의 '완벽'을 향한 강박증을 부추겼고,
패션계의 정상에 서는 순간 런웨이 무대 뒤편에서 분주한 모델들에게서 '공허'를 본다.
제니퍼가 바랐던 것은 명예나 돈이 아니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해줄 누군가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세상은 제니퍼에게 아름다움을 팔면 네가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믿음을 불어넣었고, 하나의 상품으로서 소비했다.
'이건 아니야..'란 확연한 깨달음은 아르마니 패션쇼에 서고 모두가 인정하는 톱모델의 길에 들어섰을 때 왔다. 
 

사람의 어리석음이란 끝까지 가고 나서야 회심(回心:①마음을 돌려먹음 ②사악한 마음을 뉘우치고 올바른 신앙생활로 돌아감)하는 걸까?  


전반부는 파릇파릇한 소녀에서 유럽의 톱모델이 되기까지 고난했던 여정을 이 시대 여자라면 원하고 갖고 싶어하는 욕망- 완벽한 인정,완벽한 용납, 완벽한 이미지, 완벽한 몸, 완벽한 외모까지 모델계의 활동이 주를 이룬다. 
 

비교,비교,비교. 난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내가  비교당하기를 원하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만족한다 해도, 우리의 차이점이 서로를 돋보이게 하고, 또 그것이 질투의 원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비교를 당했다. 상대방을 스스로의 가치측정을 위한 척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비교는 질투심을 낳고, 질투심은 증오를 낳고, 증오는 분노를 낳는다. 그리고 분노는 두려움을 낳는다.
 

본격적인 신앙생활은 후반부- 완벽한 꿈,완벽한 탈출,완벽한 길,완벽한 충족,완벽한 자유에서 펼쳐 보인다. 솔직히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고, 성경을 읽은 적도 없어 하나님 신앙고백 글이 가슴에 깊이 와닿진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에 거부반응이 일지 않는 것은 제니퍼가 자신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하고 성경을 여기저기 인용하는 수준에서 그치기 때문이다. 예전에 목사가 쓴 에세이도 1~2권 읽어보았지만, 훌륭한 목사나 전도사는 자신의 삶으로 성경을 얘기하고 하나님을 말하기에 거부감이 없다.  

<마틴 에덴>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아름다움은 당신을 상하게 한다. 아름다움은 당신안에 있는 영원한 고통이며 치유되지 않는 상처, 불꽃같은 칼날이다. 당신은 왜 잡지책과 흥정을 해야만 하는가? 아름다움을 당신의 목적으로 삼으라. 왜 아름다움을 돈과 맞바꾸어야만 하는가?" (Jack London-<Matin Eden>,17page) 



 여자에게 있어 아름다움은 권력이고 모든 것이란 신화가 퍼져있다.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란 영화가 있다. 남자 주인공이 '동기부여가'의 최면에 빠져 여자의 외모는 볼 수 없고 오직 내면의 아름다움만 보게 된다. 그때 136Kg 나가는 한 여자를 만난다. 남자 눈에는 그녀가 세상 누구보다 빛나는 아름다운 여자인데, 주위 사람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나중에 최면이 풀려 '진실'을 알게 되지만, 남자는 용기있게 '뚱뚱한' 그녀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내용이다. 참 감동적으로 본 영화였다.   

 똑같은 말이라도 성공한 이가 말하면 '말의 무게'가 다르다. 

여자들이 바라는 최고 위치에 한 번 섰던 사람이 모델계에서 '아름다움'이란 환상이고, 하이 클라스를 유지하고자 끊임없이 가면을 쓰는 생활을 해야 했다고 하니 경험자의 지혜를 경청해야 겠다. 기독교 신자도 여자도 아니라서 한계에 부닥치긴 했지만, 제니퍼가 작가의 꿈이 있는 여자라서 글도 간결하게 잘 써서 어렵지 않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번역자(이지혜)가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편집부' 근무 경험이 있어 성경 번역은 신뢰할 만하다고 여겨지고 문학적으로도 훌륭했다.  

제니퍼가 하나님을 만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언제까지나 순수함을 간직하고 "내면의 목소리"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울 때나 힘들 때도 내면의 목소리를 따르는 순수함이 있다면 길은 열리지 않을까.^^

 

오자 구역: 검은 궤도의 사방에서 비취는 번쩍이는 불빛 안에서 떨어지고 => 사방에서 비치는 (213쪽)
홍조를 내 뺨 위로 느끼던 시원하고 촉촉한 공기를 아직도 기억한다. => 홍조를 (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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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에 집중하라 - 삶의 위대함을 깨닫는 긍정 습관
마이크 로빈스 지음, 노지양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 표지에서 '좋은 것'이란 감사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생활속에서 '감사하기' 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영화제 시상식에서 '수상소감' 장면이다.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구절.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 바로 여기에 적용된다.

우리는 부모님 은혜에 고마워하고 감사하면서도 막상 '사랑합니다'나 '고마워'라고 말하지 못한다. 특히 지금 30대 한국인이라면.

 

"감사하기"는 성공하는 자세 중에 강력한 으뜸 기술이라고 자기계발서나 뉴에이지 서적에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지만,

정작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구체적 로드맵으로 보여준 책은 드물었다. 그 점에서 <좋은 것에 집중하라>는 훌륭한 매뉴얼이다.

저자는 스타 야구선수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지만, 감사의 힘을 깨닫고 '동기부여가'로 변신했다.

 

이 책은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을 어떻게 잊었는지, 감사를 표현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진단한다.

마치 다이어트 책이 잘못된 건강상식, 식생활, 생활방식을 먼저 꼬집는 것과 같다.

올바른 기술, 지식을 배우려면 먼저 잘못된 습관, 사고부터 버려야한다.

그리고  감사를 표현하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하나씩 사례를 들어가며 짚어준다.

사람이 행복해서 웃기도 하지만 웃다보면 행복해진다는 상호간섭 효과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행동과 마음은 둘이 아닌 까닭이다.

감사의 원칙 다섯 가지를 말하면서 각 단계마다 쉽게 행할 수 있는 조언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각 단계별로 소개된 팁을 간단히 살펴보면,

 

1. 늘 감사한다.- 감사일기 쓰기 (자신, 주변사람, 인생에 감사할 일 다섯가지 이상 꼽기), 자동응답기를 활용한 감사하는 일~ 질문하기..

2.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선택한다.- 감정상태를 즉각적으로 바꾸는 행동하기 (소리내어 웃기, 신체적 활동, 신나는 음악 듣기, 행복한 사진  보기, 즐거운 추억 떠올리기..), 비전 보드 만들기..

3. 긍정적인 말을 사용한다.- 머리 속 '그렘린'을 몰아내고 나 자신에게 좋게 말하기, 불평 단식 기간 정하기..

4. 다른 사람을 인정한다.- 어떻게 인정받고 감사를 받고 싶은 지 물어보기. '인정의 의자' 마련하기..

5. 스스로에게 감사한다.-  '선샤인 파알' 만들기, 정기적으로 나만의 시간 갖기..

 

<사랑과 전쟁>이나 기타 문제 부부를  보면, 상대방 탓하기 바쁘다. TV프로그램에서 부부는 역할극을 시도하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포용하면서 서로가 소중한 존재라는 걸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회복하면 치료는 끝난다.

누가 봐도 불행하게 보일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인간은 얼굴이 밝다. 또 주위에 빛을 뿌려준다.

파킨슨 병에 걸린 <백 투더 퓨처>의 주인공 마이클 J. 폭스가 "병이 인생과 배우경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질문에 "감사하지요." 대답한 것. 이런 안목과 통찰력은 <호오포노포노의 지혜>에도 보인다. "정화"를 핵심으로 하는 호오포노포노는 네 가지 말을 만트라처럼 활용할 것을 권한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용서하세요.

 

결국 감사하는 마음이란 이 생을 긍정하는 것이고, 자신을 소중히 느끼는 길이며, 상대를 존중하는 최고의  찬사다.

감사하는 사람에게 불행의 고리는 연결될 수 없음을, 온 세상이 감사하는 이와 함께 웃는다는 것을 기억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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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스루 컴퍼니 - 작지만 위대한 숨은 1등 기업
키스 맥팔랜드 지음, 권양진 옮김, 조영탁 감수 / 김영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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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이 모여 만든 조직인 회사도 사람처럼 태어났다가 죽는다. 영원하지 않다.   

조직은 그 나름의 생명을 가진다. 인간의 욕망과 다른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은 근로자가 일하는 기업의 활동과 수명은 개인의 행복에 직결되는 문제다.

(작지만 위대한 숨은 1등 기업)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브레이크스루 컴퍼니>는 어떤 중소기업은 성장하고 어느 기업은 왜 사라지는가.. 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쓰여졌다. 저자는 회사를 경영한 적이 있고, 현재 컨설턴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브레이크스루 컴퍼니 (Breakthrough Company: 창업초기의 난관을 헤치고 비약적인 성장을 일궈낸 회사)를 모델로 조직 경영의 비밀을 파헤친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1. 리더 개인보다 "조직"이 중심되는 회사를 만든다.
몇년 전 '섬기는 리더십'(=집사형 리더형)이 유행한 적이 있다. 특정 개인의 야망이 아니라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 나아갈 비전을 따르는 것이 생명이 길다.

2. (문서,구호로 표현되는)조직문화가 아닌 '기업의 성격= 행동으로 표현되는 가치'를 추구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사람들의 힘을 믿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기울였지요."

3. 회사의 근본적인 문제에 언제나 반대의견을 낼 수 있는 인설턴트(in + consultant)를 키운다.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환경에선 위험은 곳곳에 있고, 피하는 방법은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길 밖에 없다.
 

 스토리는 중소기업이 잘 나가는 비결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업은 사람이다'란 말처럼 인생사에 비춰봐도 들어맞는 말이다.^^

사사로운 개인 욕심을 추구하기보다 비전을 수립하고 달려가는 인생을 살 것,
소중한 신념은 말이나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습관으로 굳힐 것,
자기가 속한 집단에 함몰되어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바깥 범위의 네트워크에 연결할 것,
첫마음을 언제나 유지하고 도전 앞에 움츠리지 말 것,
타인의 쓴소리를 달게 받아들일 수 있게 "유머정신"을 갖출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인상적인 한 구절] 이기기 위해 버티기보다 잃기 위해 버틸 때가 더 많다.(포커 챔피언-퍼그 피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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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이다
제프 헨더슨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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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만 달러가 넘는 자동차를 여덟 대나 굴리는 '마약 딜러'가 조직의 피라미 때문에 감옥행이다. 징역 19년 7개월 선고.   

나이 24살에.

"나는 희망이다"는 제목이 확 끌린다. 내용도 드라마틱하다. 교도소에서 요리를 배워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최고급 리조트) 총 주방장이 되었다는 인생역전 스토리.

 

제프 헨더슨의 얘기를 죽 읽어나가면 참 운이 좋은 사내라는 생각이 얼핏 든다. 인생이 술술 풀린 느낌. 하지만 사람살이는 Give and Take.. 내 것을 먼저 주어야 상대도 맘을 연다. 제프의 장점은 자기 감정(=분노와 불안)을 다스리는 절제력,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진정성, 꿈을 향해 멈추지 않는 성실성이었다. 적절한 교육을 받은 실력자들도 올라가기 힘든 요리업계에 난무하는 권모술수를 이겨내고 총 주방장 자리를 꿰차기까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긴장-몰입 그 자체다. 정말 영화로 만들기에 모자람이 없는 스토리다. 주연은 윌 스미스 예정. 책 뒤편에 실린 사진을 보니 청소년 때는 비쩍 마른 것이 윌 스미스 이미지하고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청소년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대중 강연, TV 출연을 하는 40대의 얼굴을 보면 목사처럼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상이다. 역시 사람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로 얼굴이 만들어지나 보다.

 

마약에 입문할 때 스승이 되어 준 T-로우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거리의 삶'과 완전히 결별한다. 거리에 대한 나의 사랑도 이제 죽었다. 예전에 낭만과 돈을 보던 그곳에서 이제는 광기밖에 볼 수 없었다.(376쪽) 진짜 요리사로 거듭나기 위해서 걸음걸이까지 교정하고 옛 친구들과 만나지 않는다. 이 얼마나 철저한 자기관리인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제프가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은  '삶의 이유'로 종교에 가깝다. 남자가 유혹에 꿇지 않고 바른 길을 가는데 여자-사랑-가족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제프는 어디서나 자기를 이끌어 줄 사람을 찾았고, 그의 인정을 받으려 모든 것을 했다. 그리고 그를 떠나서도 도움을 받는 "인맥의 달인"이었다. 교도소에선 카를로스가 수감생활의 지혜를 전해주었고, 바깥 세상에서 고급 요리사에 입문하고 우뚝서기까지 로버트가 뒷받침해주었다. 그 외 인생의 멘토가 많았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 방향을 가리켜주는 "손가락"들이 있었고, 제프는 잠시도 방심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를 채찍질했다. 단지 배경만 교도소였을 뿐. 책을 읽고 각종 프로그램에 들고 커뮤니티 활동을 했다. 갇혀 지낸 지난 7년 반을 돌이켜보면 내가 체포된 것이 아니라 구제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243쪽) 제프는 다시 태어났다. 

 

미국 주 정부 교도소나 연방 교도소는 죄수마다  담당 사회복지사가 있다. 이들 사회복지사는 죄수가 수감 생활하는 동안 "부모" 역할을 하고  사회에 올바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9개월짜리 "약물 치유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수강생 1/3은 자신이 더 이상 사회의 희생양이 아님을 인정했다.  제프는 사회복지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요리사가 되려는 자기 꿈을 향해 착실히 나아갔다. 이런 부분은 정말 선진국다운 면을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책을 연구하고 잡지를 훑으며 다른 사람의 창작품을 교묘히 도용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들도 T-로우와 나와 다를 것 없는 도둑이었다. 훔치는 상품이 다를 뿐이었다. T와 내가 자동차를 훔칠 때 그들은 요리법, 비법, 기교를 훔쳤다. (323쪽) 제프는 우두머리 자리에 있는 이가 어떻게 움직이고 말하고 요리하는지 모든 것을 세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메모하고 시간날 때마다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성공은 우연이 아니었다. 한때 잘나가던 어린 시절, 메르세데스 벤츠를 몰고 여자 친구 생일 파티로 1만 달러를 쓰고 하룻밤을 위해 호텔 스위트룸을 빌리던 청년이 온갖 쾌락의 충동에 젖어들지 않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전문인으로 홀로서기까지는 아내의 극진한 사랑뿐 아니라 요리사를 향한 열정-꿈이 있었다. 문득 판타지 소설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목표가 없는 인간은 세상의 폭력을 견디지 못한다."(신공절학.2권) 유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상적인 한 구절: 로버트는 돈의 형태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했다. 현금과 경험.

"돈을 먼저 좇으면,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험을 다 하기도 전에 탈진하고 말아."
(3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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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 - 어느날 과학이 세상을 벗겨버렸다
이종필 지음 / 글항아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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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물리학 강의를 한다는 발상이 참 신선하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장수를 쏘아야 하듯이, 대중을 과학의 품으로 넣으려면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겨냥하는 것이 1등 전략이 아닐까. 대학 4년 내내 운동권에 가담하여 인문과 과학에 "양다리"를 걸친 물리학자가 이 책을 낸 것은 혼돈과 무질서가 판치는 사회와 대중에 과학 마인드를 손에 쥐어주고자 함이다.~~ 
    
 

 
글쓴이는 과학을 인정하고 그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내야 선진국도 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의식주가 충족되면 인간은 여가를 누리고 싶어한다. 손쉽게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로 영화, 드라마를 든다면, 조선의 신무기 개발을 다룬 영화 <신기전>이나 고구려의 건국신화를 다룬 드라마 <주몽>이 뜨거운 관심에도 아쉬운 연출과 결말을 낼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과학적 마인드가 부족했다고 진단한다.

  영화에서 중요한 신무기 개발 과정에서 대포의 구경(=구멍의 지름)을 구하는 공식을 위해 과학자의 자문을 구할 정도의 생각은 있었지만, 100억이 넘는 영화제작비에 과학 자문료가 책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대중의 과학 마인드를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반면 외국 사례를 들어보면 실사영화도 아닌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를 만드는데 생물학자가 영화 스탭들에게 어류학 강의를 하고 자문을 해줬다는 사실은 헐리우드 영화가 단순히 자본과 배급망으로만 밀어붙이는 괴물이 아님을 증명한다. 

 

대중들은 과학이란 실험으로 증명되고 경험적 지식의 이론, 체계화로 일을 추진하고 계획하는 데 들어가는 "못"하나 쯤으로 생각한다. 과학은 물건을 조립하는 못이 아니라, 못을 어디에 두고 망치를 때려야 하는 지 아는 지식이자 머리란 점을 글쓴이는 강조한다. 이를 테면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우리 대표단이 최고의 이익을 얻으려면 "게임 이론"을 활용하면 된다. 방법은 중학생 정도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길흉화복을 말하는 사주나 풍수도 기본 원리에서 과학으로 설명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과학으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고 모두 미신으로 몰아붙이지 않고, 사회 구성원에 깊이 스며든 사상이나 관습이라면 과학의 잣대로 근거를 마련하여 더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삶의 풍요로움에 보탬이 된다는 시각이다.

 

과학이 어떻게 사회현실에 적용가능하고 문제 해법을 줄 수 있는지  정치와 경제와 국방 부문에서 실례를 제공한다. 대선 후보로 나서 당선되기까지 이명박 후보가 위장전입이나 BBK 같은 폭풍에도 휩쓸리지 않고 대통령 자리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증거에 대한 평가절하(=의미축소)이론"이 있다. 흔히 Underdetermination of theory by Evidence (증거에 의한 이론의 과소결정) 라고 불리는 이것은 잘 구축된 이론 앞에선 이를 뒤집는 행위나 결과가 나오더라도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걸 뜻한다. 쉽게 말하면 평소 믿음이 가는 사람은 왠만한 잘못을 해도 이해되고 용서받는다. 국방부문에선 "육군 전투 (과학) 훈련 센터"에서 마일즈 (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System)장비를 활용한다. 전투 상황과 결과를 데이터화(=정량화,모형화)하여 작전 수행능력을 평가하고 전략을 다듬는 기본 자료로 활용함으로써 실제 전투에 버금가는 충분한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사회 모든 현상에 과학의 이론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른 곳도 있다. 미국 경제 파탄을 막아주는 것이 "암흑 물질"이란 가설은 어긋나고 말았다.

 

이처럼 과학의 활용도가 높고 인간 생활에 도움이 되는 과학을 우리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현재 과학이 도달한 몇 가지 지표를 보여주고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는 장도 마련하고 있다. 우주 여행이 왜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지원해야 효율적인지, 아인슈타인과 보어, 슈뢰딩거가 맞붙은 "코펜하겐 해석"이란 무엇이고 양자 역학이 과학사에 어떤 중요도를 차지하는지, 우주 팽창을 얘기하면서 오늘날 우주가 이 모양인 것을 해석하려면 인간을 그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인류 원리"란 무엇인지 한걸음씩 나아가면서 설명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초과학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이야기 재구성 능력"임을 밝히면서 과학이 발전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따라야 하고 , 인문학 발전 또한 과학의 정치한 방법론과 논리적인 사고모델을 따라 함께 가야 함을 설파한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는 직업에서 얻은 지식을 사회와 나누어야 한다고 
글쓴이는 논지를 편다. 그것이 서로 잘 사는 길이라고. 일독으로 과학 원리들이 완전히 소화된 건 아니지만, 정성들여 차린 정식 코스 요리를 맛본 체험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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