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서브 로사 3 - 카틸리나의 수수께끼 로마 서브 로사 3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로마 서브 로사 3. 카틸리나의 수수께끼

 

개인적으로 정치나 경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가져야 함에도 시끄러운 세상에 대한 관심정도는 없어도 된다는 생각에 짤막한 지식으로 지금껏 많은 사람들과 얕은 대화를 해왔다.

지금이라고 예전과 많이 다르진 않다. 정치와 경제는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다. 신문을 펴도 그 부분은 책의 중간부터 읽는 것처럼 이해하기 힘든 맥락이 많아서 제대로 읽으려면 한국에 처음 정치와 경제에 대해 다룬 신문부터 차근히 읽어야만 할 것 같은 피로감이 앞선다.

주민등록증이 나오고, 주권을 가진 ‘시민’이라면, 적어도 큰 사건과 시세에 대해서는 알아둬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걸 알았다. 현재를 다루는 ‘뉴스’와 과거를 다루는 ‘책’을 접하며 내 나름대로 부족한 관심을 채워가고 있다.

 

책이나 뉴스나,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늘 빠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한 공간에 세 팀으로 나뉘어 한 팀은 심판 역을 맡고, 나머지 두 팀은 대치하고 있는 장면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이런 장면을 볼 수가 있다. 심지어 책에서조차 키케로와 카틸리나가 대치하는 장면이 꽤 여러 페이지를 소모하고 있다(그 때의 회의장 모습이나 사람들의 옷차림, 생김새 등은 책의 설명과 맨 앞 페이지 그림의 도움이 컸다). 한 가지 더 빠지지 않는 게 있다면,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탄핵하는 장면이다. 만약 내가 어느 한 편에 소속된 상태라면 내가 옳다 주장하겠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선 어느 것도 맞다고 주장할 수가 없다. 모두가 진실일수도, 거짓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 싸움이 어렵고 머리가 아픈 이유는 결국 회의에 대한 모든 말들이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라 명확한 진실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에서 놀란 것은, 그 점을 아주 섬세하게 살려냈다는 점이다. 네모와 고르디아누스, 키케로와 카틸리나……. 한 개인과 정치를 떼려야 뗄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스토리 응집력이란. 추리소설을 읽을 때 작가와 마주하는 게 아니라 한 독자로서 줄거리대로 쫓아가기도 바빠지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 아, 이 책은 날 흡입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이었다.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면 총 3막 정도로 나뉘어 있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책도 약간 그런 구성이다. 네 개로 나뉘어 있지만 3개정도로 압축해서 보면 쉬울 듯 하다. 처음-중간-끝 이정도?

추리 소설의 끝에 남는 여운은 항상 같다. 추리에는 항상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이 텅 비어있다. 시작에 대한 끝은 있지만, 고요함에 대한 외침은 없다.

 

 

책 꼼꼼히 살펴보기!

가끔 보이는 오타. 키케로→ 케케로, 카틸리나→카틸니아

번역 도중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한 흔적 ex) 희부윰 → 사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이런 단어는 없다. p.345에서 쓰고 싶었던 단어와 유사한 단어로는, 희붐했다≒희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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