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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멀라마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 - 네팔의 어린 노동자들을 찾아 떠난 여행
신명직 지음 / 고즈윈 / 2010년 2월
평점 :
얼마 전 교양강의에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정치에 관련하여 진정한 의미에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보다 심층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 보았는데, 「거멀라마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라는 책은 그 영화의 어떤 장면을 떠올리기엔 충분했다.
국제 사회에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문제인 아동노동과 여성노동의 처참함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예전에 앞쪽밖에 보지 못했던 「나쁜기업」이라는 책에도 아동노동에 대한 문제를 꽤 크게 다루고 있었는데, 그 책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 2년이나 지났건만 이런 책이 또 나오는 걸 보면 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점에 귀결되지 못했나 보다.
모두가 자유를 갖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합당한 대가와 처우를 받아야 마땅한 것이 민주주의 국가란다. 네팔 역시 지식검색을 해본 결과 민주주의를 결합한 정치체제를 표방하고 있던데, 이 책을 읽어보면 그것이 잘 실현되고 있는 현실인지 아리송해진다. 똥밭에서 굴러도 저승보단 이승이 낫다던데, 그 말은 진정일까?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도대체 무엇일까.
도시로의 이주를 결심한 것은 비스누람 ‘개인’이지만 그를 길 떠나게 만든 것은 ‘미디어’엿다. 먼저 ‘길’이 생겨낫다. 길이 뚫리자 ‘상품’이 들어왓고, 미디어에 의한 ‘소비’가 강요되었다. (124쪽)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게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 모든 사람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가난에서 벗어날 권리가 있음은 당연지사인데- 왜 저 아이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학교도 가지 못한 채 시골에서 수도까지 나와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열네 살 이하는 일하면 안 된다고요? 누가 그래요? 난 그런 거 몰라요. 말도 안 돼요. 일 안 하면 먹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난 그런 거 안 믿어요.”
…아동보호보다 노동할 권리 즉 ‘생존권’이 더 우선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 그의 주장 아닌 주장이었다. (117쪽)
지금 이 상황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할 바에야 네팔의 한 아이의 말처럼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제도라도 마련되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 아이들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며 그 상황에서 빨리 탈출할 수 있는 제도라도 마련이 된다면 생활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자신의 희망, 진로에 대해서 나이에 맞게 고민할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사진과 함께 예쁘게 나왔는데, 이 책이 전해야 될 말은 예쁜 소식들이 아니라 더 안타까움이 컸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이 책의 말 또한 나를 가슴 아프게 했다. 한 가지 더, 그 책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비록 생활이 힘들지라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비교체험을 통해 지금 나는 누굴 돕길 원하는 것 보다도 내 스스로가 바로 서서 본보기가 되는 동시에 갖고 있는 희망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라는 것도 느꼈다.
종종 학교 홈페이지에서 봉사활동에 대한 공지사항을 읽곤 하는데, 기회가 되면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동을 찾아내 실천하고 싶다는 의지가 더 강해지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