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위한 역사상식 비즈니스를 위한 상식 시리즈 1
박영수 지음, 강모림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질 높은 대화를 통해서 자신이 얻고자 하는 바를 얻어내려면 아는 바를 최대한 수월한 방법으로 털어놓을 줄 알아야 한다. 털어놓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잘 알아들을 수 있는 방법을 익혀야 하고, 해야 될 말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만약, 지식까지 미치지 못한다면 적어도 상식까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어떤 특정부분에 대해서 모른다고 하여 그것이 흉이 되진 않을지언정 내가 모르는 만큼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도 줄어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하나보다.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변명을 늘어놓는다(나를 포함하여). 그렇다고 하여 변명이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저 변명에 불과한 것이다. 무언가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는 것이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이만큼까지 얘기했으니 사람들이 왜 유재석이 대단하다고 하는지 조금은 수긍할 수 있을 터.

사람들을 만나서 어색한 순간 꺼낼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했다는 책 소개에 현혹되어 책을 펼쳤지만 내용이 머릿속에 떠다니고 있는 지금, 불만투성이다. 아이스크림이 디저트로 등장한 것은 16세기 프랑스라는데, 아이스크림 제조기 ‘젤라티에리’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졌다면 이탈리아에선 이미 아이스크림을 밥 먹은 후에 먹어보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카트린이 시집오면서 프랑스로 들여왔다고 해서 프랑스에서 디저트로 등장한 것이라는 설명은 짜맞추기 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런 내용에 투정을 하자니 바로 뒤에는 쌀을 주식으로 한 한국인의 이미지 형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 있었고, 그 뒤에는 두끼 문화가 세끼로 바뀐-식사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상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 이 책을 호불호로 가릴 수 없음이 엄습해왔다.

비즈니스 4단계로 구분짓고 그 안에서도 빈번한 상황 8가지로 분류하여 상황에 맞는 상식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빨리빨리’가 몸에 밴 한국인에게 상황에 맞게 골라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약간 젊은 사람들에게는 음식점에서 편이 가장 실용적일 것이고, 나이가 지긋하신 비즈니스맨들에게는 골프장에서 편이 필요할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은 무엇을 얘기할까 고민하는 것보다야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것들을 이용해 얘기를 하는 게 서먹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이고, 중년층들은 그저 나이스- 좋네요 만 외치는 것보다야 지나가는 말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골프에 조예가 깊은 이미지를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간간히 적혀 있는 상황에 맞는 팁이나 에티켓은 다른 이와 대화를 나누는 용이기 보다는 내 스스로가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라 정말 ‘상식’다운 내용이었다. 나도 몰랐던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참고하려고 빨간 플러스펜으로 밑줄을 쭉 그었다.

상식에 대해 담은 책이라고 해서 내용을 다소 허술하게 만든 게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구성을 잘해놓고도 내용에서 흠 잡힌다면 독자나 편집자나 그거만큼 억울한 게 어딨을까. 상식이라고 해서 쉽게만 봐서는 안됀다는 걸 이번참에 확실히 깨닫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