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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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스파이는 1939~1945년까지 제2차 세계대전과 핵분열 및 원자폭탄의 개발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을 물리학 전공자의 눈으로 찬찬히 써내려간 역사이야기이다. 그러다보니, 등장인물도 많고, 그에 따른 페이지 숫자 역시 만만치 않다.


처음 핵분열이 발견된 것은 화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유럽 과학자들의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누구도 미래를 예상하고 현재를 살아가지는 않듯이 과학자들 역시 다른 과학자와 자신의 업적을 때로는 비교하면서, 때로는 경쟁하면서 더 나은 진보를 향해 걸어갔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걸음의 끝에 전쟁이 있었을 때 결과가 참혹하게 나타난 것일 뿐.


현재의 우리가 원자폭탄에 대해 떠올린다면 미국의 맨하튼계획과 그에 따른 결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역사는 히틀러가 지배하던 당시 독일에서 원자폭탄을 개발하고 그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영국에서 스파이를 보내고 작전을 수행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독일에 자의 혹은 타의로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이다. 나치 독일 하에서 누군가는 가족 때문에, 누군가는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자신의 명예와 승진을 위해, 또다른 누군가는 원자폭탄을 개발하고 나서의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당장 눈앞의 과학적 성과를 위해 원자폭탄 개발에 합류해서 연구를 진행했다.


독일보다 뒤질 수 없다는 이유로 미국은 맨하튼계획을 시행했고, 경쟁적으로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재정과 물량을 공급했다. 이 책에서는 독일의 원자폭탄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영국과 미국이 필요한 중수를 배급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이야기 또한 등장한다. 이러한 스파이들의 노력과 연합국의 군사 작전에 의해 독일은 패전하게 되고, 독일의 원자폭탄 개발을 진행하던 과학자들 역시 포로로 잡히게 된다.



그러나 독일이 패전하고, 더이상 원자폭탄을 사용하지 않을 줄 알았으나, 미국은 맨하튼계획을 성공하고, 심지어 일본에 두 발의 원자폭탄을 투하함으로 더이상 방어가 아니라 공격을 위한 공격으로서 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세상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세상에 되리라는 책의 말처럼, 원자폭탄의 시대, 핵무기 경쟁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책 마지막에서 말하는 것처럼 핵분열은 과학 현상을 넘어 사회적 현상이 되었고, 관련 당사자들은 본인이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지만, 결국 그들은 원자를 쪼갬으로써 세상을 분열시키고 말았다.


이미 전쟁이 끝이 났고, 원자폭탄이 남긴 상흔은 아직도 남아있다. 원자폭탄 시험을 했던 태평양의 작은 섬들, 원자폭탄이 낙하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는 아직도 후유증으로 장애를 입고 고생하는 사람들, 가족을 잃은 사람들,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남아 있다.


인간은 오만하게도 우리가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우리는 신이 아니고, 전지전능하지도 않다. 과학은 우리에게 숨겨져 있는 것을 알려주었으나, 그만큼 컨트롤할 수 없는 힘을 우리 손에 쥐어주기도 하였다. 


원자스파이를 읽으면서 여전히 완전히 컨트롤하지 못하는 원자력발전소를 생각한다. 인간에게 가장 편리한 에너지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자연재해 해 앞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기술이 발전하면 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낭만적인 자세로 우리의 세계를 그대로 두는 것은 정말 괜찮은 것일까. 우리의 세계는 안전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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