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 편 가르기 시대 휘둘리지 않는 유권자를 위한 정당정치 안내서
에즈라 클라인 지음, 황성연 옮김 / 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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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지선을 연속으로 치루면서, 정치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서,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온갖 혐오와 차별언어가 판을 치는 정치를 보면서, 저들이 나를 대변하는 사람들인데, 저렇게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 나의 권리를 맡겨도 되는 것일까 한탄스러웠다.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라는 제목 부터가 요즘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얼른 책을 집어 들었다. "편 가르기 시대 휘둘리지 않는 유권자를 위한 정당정치 안내서"라는 부재처럼 에즈라 클라인은 미국 정치에서의 양당제의 역사, 의미, 유권자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미국 정치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모르는 인물도 너무 많아서, 잘 읽히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양당 체제의 구조 아래에서 정치 체제가 움직이고, 점차 시간이 흐를 수록 양당체제가 굳건해지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현명한 유권자는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분석한 점에서는 많은 공감이 갔다. 우리나라 역시 양당제가 점점 강화되고, 소수 정당이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권자들의 투표를 분석하면서, 특정정당의 열렬한 지지자이기 때문에 그 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의 당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늘었다며, 그것을 "부정적인 당파성"이라고 표현했다.

우리 역시, 이 당이 싫으니, 저 당에 뽑아줘야지. 그렇지만, 내가 뽑는 당도 완전히 지지하지는 않아. 라고 말하면서, 투표를 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이러한 분석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정당을 지지하고, 투표를 한다는 것이 단순히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치는 내가 가진 여러가지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렇기에, 어떤 정당,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단순히 당에 대한 선호의 표시, 부정적인 당파성의 표현이 되어서는 안된다. 내가 뽑는 후보가 곧 나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각설하고, 마지막으로 에즈라 클라인은 현명한 유권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양극화된 정치에 대한 해결책은 없다고 말하면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며, "최대한의 진보와 가장 적은 폭력으로 다음시대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유권자 개개인인 우리에게 나의 정체성에 주목할 것, 장소의 정치학을 발견할 것을 요청한다. 즉, 타인에게 조종당하지 않도록, 나에 주목하고, 나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지역에서의 정치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청한다. 언론의 전국화에 따라, 대선이나 국회의원 선거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쉽지만, 사실은 지방선거가 훨씬 더 많은 일꾼을 뽑고, 그들이 쓰는 예산과 정책이 우리 개인의 삶과 훨씬 더 밀접한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왜?라는 질문과 어떻게? 이 구조를 해쳐나갈까에 대해 고민할 때 나에 대한 집중보다 정치 시스템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휘둘리지 않았는지, 나의 관심사, 정체성은 무엇이었는지 좀 돌아보고, 찬찬히 고민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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