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라는 이름만으로도 너무 반갑다.
어린시절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라는 시집에 마음을 빼앗겨 류시화라는 이름조차 너무나 아름답게 기억되었다.
'시인'이라는 말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류시화'라는 이름을 가진 그가 이번엔 시인이 아니라
시(하이쿠)를 해설하는 아름다운 해설자 돌아왔다.
아름다운 시인의 글로 듣는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라는 책은 '류시화'라는 이름만으로도 빛이 났다.
하이쿠라는 것은 참 많이 생소하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라 일컬어지는 하이쿠는 5/7/5의 열일곱 자로 된 한 줄의 정형시이다.
한때 개그프로에서 유행했던 '5글자로 말하기'놀이가 생각났다.
5글자로 말하지만 함께있는 사람들은 그 속의 담긴 깊은 뜻을 알아내는 것처럼
17자의 짧은 하이쿠안에서 생각과 마음이 돌고 돌아 아름다운 향기와 생각을 만들어냈다.
여읜 개구리
지지 마라 잇사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마음이 갔던 '잇사'의 하이쿠 중 한개이다.
'개구리 시인'이라고 불릴만큼 개구리에 관한 많은 하이쿠를 남긴 잇사.
단순히 개구리를 응원하는 것인가? 하고 웃음지면서 읽은 해설에는 '여읜 개구리'가
잇사 자신이면서 병약하게 태어난 자신의 첫 아들이라 말하고 있다.
이처럼 시(하이쿠)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혼자 읽을 때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해설이 다시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온다.
하이쿠의 매력은 어떤 계기로든 한번 읽으면 기억에 오래 남는 다는 것이다.
130여명의 1,370여편의 하이쿠.
그 많은 하이쿠중에서도 각각의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하이쿠는 따로 있다.
그리고 그 짧은 17자가 마음에, 뇌리에 깊게 박힌다.
또한 개인적으로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많은 나는
캘리그라퍼 '강병인'님의 캘리그라피를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었다.
중간 중간 삽입된 그림과 함께 멋스러운 캘리그라피 한 조각.
이 책의 묘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해주고 소장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이였다.
많은 말들이 넘쳐나는 현대에서 17자만으로 말하는 하이쿠.
짧지만 분명한 17자를 통해 남는 강력함.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는 하이쿠지만, 그 매력에 깊이 매료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