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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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당신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습니까? "

넷플릭스로 곧 영상화된다고 하던데,

글로 먼저 만나볼 수 있어 기대가 된다.

명예라... 나는 과연 명예를 생각하는 사람일까?



1부의 첫 이미지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그때 일이 벌어졌다. 모든 것이 잘못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

그리고 1부의 마지막에도 이렇게 쓰여 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더 궁금해질 거라고 했는데, 내가 정말 그랬다.

여러 인물이 각자의 시선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펼쳐지다가, 정말 이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 책의 키워드인 명예라는 게 정말 이제서야 더 궁금해졌는데.. 이렇게 끝나다니.. 빨리 2권이 읽고 싶어진다.

스토리의 전개도 빠르고 몰입력도 좋고, 영화로 나온다고 하는데, 이 대사와 이 장면이 어떻게 영화로 그려질지 궁금하다. 사실 읽으면서 나 혼자만의 각도를 그려보며 재미있었다. 이 각도에서 이 대사와 행동이 나오겠지! 상상하기 재밌도록 글이 잘 풀어져있어서인 듯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이런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주할 때.

나도 모르게 마음과 생각이 따로 놀고, 입 밖으로 생각이 나오고야 말 때.

어? 내가 생각을 말해버렸네.

말하고 나서야, 내가 말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어쩌면 책으로 쓰여 있는 거겠지.

글 속에는 생각의 지문과 말하는 대화문이 구분되어 있으니까.

요즘 마음속에 쏟아지는 말들이 참 많은데, 글로 끄적이지 않고 모아두고 있다. 하나씩 꺼내도 되는데, 마음이 와르르 쏟아내고 싶다. 그래서 잘 간직하고 있다. 연말에 팡파르 울리듯 쏟아내려고 하나 ^^?

책을 읽으면서,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했다. 심오한 책은 아니지만, 삶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은 비슷한 것 같았다. 내가 읽은 책에서도 명예라는 단어를 모은 문장들이 많았다. 쉽게 볼 수 있는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문장에서 쓰이고 기록되고 있었구나.

세상의 모든 일은 따지고 보면 결국 하찮고 시시한 일이네. 하고 싶지도 않고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일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나 돈이나 명예를 위해서. 또는 그 밖의 어떤 것 때문에 죽도록 하는 사람은 바보나 다름없다고 할 수밖에.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



지키고자 시작했는데, 지킬 수 없는 일을 마주할 때.

그 이야기가 <<레퓨테이션>>에 쓰여있다.


그러길 바라야지. 아이들은 자신과 어딘가 다른 점을 집어내길 좋아해. 안 그래? - P50

다들 플로라를 꼬챙이라고 불렀다. 말라비틀어진, 감정이 없는, 생명이 없는 (영어 선생님이라면 이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개에게 던져줄 무언가, 불에 탈 무언가 - P118

처음으로 정치에 입문하며 엠마는 잘해나가는 것 이상으로 활짝 피어났고, 그 삶에 도취되어 있었다. ... 엠마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것이다. 사람들이 귀 기울이는 목소리를, 제아무리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그녀에게 권력의 맛을 알려준 목소리를 말이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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