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형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다.메마른 잿더미로 덮힌 폐허에서땅을 깊이 파고 물을 길어 올려수선화를 심고 물을 주었으나,끝내 꽃피우지 못한 이야기그들의 사랑💌 전부였거나 전무였거나... 너의 고통은 너의 진실 나의 고통은 나의 진실p20-21.'유대감' 중시집을 읽는 내내 그 둘에게서 느껴지는 거리감시인은 그의 연인과 시 제목들처럼동질감. 유대감을 느끼는보호자. 동반자. 후견인이 되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관여자'일 수 밖에 없었다.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말기암 환자와사랑을 하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주관적인 나의 세계와 사랑을 주입할 수도 없고객관적으로 거리를 두기에도 너무 힘들어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그는 땅에 묻은 그녀를 몇년간 슬픔한 후에야그 슬픔의 결정을 만들어 세상에 낼 수 있었다.💌 너라는 거처에서 나는 행복했고너라는 안식을 얻어 나는 더 괜찮아졌으니그것으로 되었다p52-53. '우리에게'슬픔에 중독됐다던 시인은 이제 좀 괜찮아 진걸까?얼굴을 못 본 시인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새해 새아침첫, 이라는 말을입속에서 굴려보는 것만으로도내 마음 금세 따뜻해지네...그렇게한 사나흘 입속에 갇혀도 좋을 만큼이 세상첫, 마음으로 건너보고 싶네p84. '첫, 이라는 말' 중(시집의 마지막에 이 시를 배치했다.슬픔을 한바퀴 휘감아 돌아 다시 첫..)시인은 몇년 후에야 말할 수 있었으리라"당신은 나의 모든 전말이다"몇년간 기억을 더듬으며 사랑을 슬픔하고슬픔을 슬퍼하며 다 쏟아낸 후에야그 입에 다시 첫..희망을 꿈꿀 수 있었으리라글은 치유의 힘이 있다.그가 쓴 시도 분명 그를 치유하고비슷한 아픔을 겪은 이들도 치유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