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벤자민
구경미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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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주인공인 ‘나’의 시점과 그 외 부수적인 인물들이 그 사이사이에 서술자로 등장한다. 아무리 시점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어도 끝까지 일관되지 못한 ‘나’의 성격은 마지막에 이르러 말끔한 결말을 짓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인생에 대해 의욕도 없고 시니컬하고 그러기에 당당한 그녀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삶에 애착을 갖는 어이없는 성격이 드러나고 만다. 자기의 상처(대학교 때 자기를 좋아하던 선배가 자살한 일) 때문에 말뿐인 경고를 진짜로 받아들여 한 사람을 매장시킨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말 황당한 인간이라도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들이 비일비재하니까. 그러나 그 일관적인 성격이 어떤 상황에도 변함이 없을 것 같은 부동이 인물이 갖는 삶에 대한 애착은 갑자기 돌출되어 있어 참 감당하기 힘들다.

하지만 구경미 소설은 재미있다. 그 만큼 내가 기대하는 것이 많다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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