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태주님의 신작 산문집이 나와서 궁금했습니다. 풀꽃 시로 유명하신 분이죠.

 

평소에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등 나태주님의 좋은 시집들을 소장하며 반복하며 읽어왔기에 이번 책도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직접 사막을 여행하며 적은 시와 여행기록들이 적혀진 책이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글에서 2010월 중순에 글을 마무리 하셨으니 출간된지 정말 얼마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시인은 60세 정도부터 사막에 대해 관심을 가지셨다고 합니다. 사막여행을 그리움과 꿈의 대상이자, 버킷리스트로 품고 계셨나 봐요. 그 꿈을 중국 실크로드 여행길에 오르게 되면서 드디어 사막을 방문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비행기와 자동차를 타고 먼 길을 돌고 돌아 어렵게 도착하신 것 같았습니다. 마음의 거리만큼 실제의 거리도 참 멀었네요.

 

화면에서만 봐오던 사막,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는 곳, 모래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와서 눈조차 뜰 수 없을 곳 같은 그곳을 직접 밟게 되셨을 때...

 

그 느낌이 얼마나 생경하고 낯설고 신비로웠을까요? 상상만으로도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가도 가도 모래인 곳, 아득한 사막을 시인의 글을 통해 그려봅니다.

 

하늘과 모래가 맞닿아 있는 곳, 모래바람이 쉼없이 불어오는 곳이겠죠. 발은 모래속으로 푹푹 빠질것 같고. 더운열기에 목도 마를것 같아요. TV에서 보는 낙타가 아닌 실제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걷는 느낌이 어떠셨을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꿈처럼 느껴지는 곳이네요.

 

시인은 사막을 방문하고서야 알게 되신 게 있다고 합니다. “사막이란 다만 모래와 하늘과 바람만 있는 곳이 아니라 더러는 풀과 나무가 자라기도 하고 꽃이 피기도 한다는 사실사막에도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있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우리 마음이 사막임을, 우리가 있는 곳이 사막이고, 우리 스스로가 낙타이고, 이웃과 가족이 낙타임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인생이 이렇게 고달플 까닭이 없고 그렇게 외로울 까닭이 없다고 사막을 사막에서 찾지 말라고 이야기 하십니다.

 

사막을 다녀오고 나서야 자신이 먼지와 바람과 햇빛과 모래뿐인 사막이란걸 아셨다고 말합니다.

 

이제 시인은 사막을 꿈꾸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내가 머물러 사는 장소가 그대로 사막이고 지상의 모든 도시들이 사막임을 깨달으셨다고요.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사막에는 길이 없다. 사람 발길이 닫는 곳이 그대로 길이다.

 

아니다. 사막에는 길이 너무 많아 발길이 헤맨다.

 

그것은 하루하루 우리의 삶도 그렇다 애당초 세상에는 길이 없다.

 

아니다. 길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벗이여.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말아라.

 

그대 발길 닫는 곳이 길이고

 

그대가 멈추는 곳이 집이고

 

그대가 눕는 곳이 그대의 방이다.

 

그곳에 누워 하늘의 별들을 보아라.

 

그 별들이 그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것이다.

 

반갑다 인사해줄 것이고 가슴속 비밀을 털어놓을 것이다.

 

나는 인생에게 인생을 묻지 않는다.

 

인생에서 길을 찾지 않는다.

 

인생은 그대로 인생. 사는 것 자체가 인생이고

 

순간순간의 숨결그대로 인생이고

 

돌아보아 모든 기억의 집적이 또한 인생이다.

 

그냥 살아보는 거다.

 

열심히 살아보는 거다.

 

멈출때까지 살아보는 거다

 

 

기존에 봐왔던 나태주님의 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시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공간, 전혀 새로운 세계에서의 깨달음과 느낌들을 적은 시와 글이기에 그런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시인과 낯선 사막으로의 여행을 함께 다녀온 느낌입니다.

 

비록 가보지는 못하지만, 그곳에 사막이 있음에, 꿈꿀 수 있고, 상상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 곳에 있는 하늘,바람, 모래, 오아시스, 낙타를 통해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때로 힘들지만 시인의 말씀처럼 그냥! 열심히! 멈출때까지! 살아보기로 해요.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