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꿈

봄꿈 :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ㅣ 인생그림책 16
고정순 글.그림, 권정생 편지 / 길벗어린이 / 2022년 5월

<봄꿈>은 ‘광주의 조천호군에게’란 부제가 붙은 그림책이다

권정생 선생님이 적은 오랜 편지를 고정순 작가님이 그림과 이야기로 다듬어낸 책이다.

5월 18일은 첫째 아이의 생일이다

해마다 새 달력에 생일을 표시할 때 마다 “엄마 5.18이 뭐에요? 내 생일은 무슨 날이에요?”

라고 나에게 물었지만 아이에게 맞게 잘 설명해 줄 자신이 없었다.

이제 오늘로 만 10살이 된 아이와 함께 이 책을 함께 읽었다.

책을 읽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이는 “이렇게 슬픈 날이었어요?”라고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민주국가가 되기까지 가슴 아픈 역사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주었다. 역사에 흥미가 있는 아이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더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다.

이 책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으며 각자가 느끼는 이해의 폭과 감정의 폭이 다양한 책이 될 것 같다.

5.18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으면서 평범한 가정의 행복이 앗아져간 스토리가 가슴으로 다가온다.

아빠의 사랑 속에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아이가... 아빠와 함께하는 봄을 기다리던 아이가... 아빠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계엄군의 발포로 하늘나라로 떠난 아빠...

아빠의 따뜻한 품 대신 다섯 살 어린 아들은 가슴에 아빠의 영정사진을 품고 있다.

아빠가 왜 떠났는지조차 모르는 동그란 아이의 눈망울에 가슴이 미어진다.

그 때 다섯 살 조천호군에게 보내는 어른들의 부끄러운 편지...

그림책 뒤에 실린 권정생 선생님의 친필 편지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바코드까지 편지봉투 모양으로 되어있어 세세한 부분까지 얼마나 신경 썼는지 느껴진다.

해 마다 5월 18일이 되면 이 책을 꺼내보게 될 것 같다.

“미안해, 어른들이 바보 같아서 미안해...”라는 권정생 선생님의 말이 큰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