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루의 달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달걀 한 알로 시작되는 기적같은 이야기, 히카루의 달걀..

이야기는 세상 사람좋은 무상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무모해보이는 그의 용기를 통해 기적같은 변화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오지나 다름없는 이제는 노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작은 시골마을에서 아버지가 물려주신 양계장을 성실히 가꾸며 꿈을 키워나가는 청년 무상, 그리고 어릴 적 친구이자 좋은 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다이키치, 또 다른 친구인 이 둘의 철없음에 중심을 잡아주는 나오코.. 

어느 날 무상은 산촌 오지같은 마을에서도 산 속 깊은 곳에 특별하지도 않은 달걀밥 가게를 창업하겠다고 공표한다. 양계장까지 담보로 잡혀가며 이 현실감이라고 전혀 없는 계획에 모든 사람들이 바보같다며 놀리고, 한편으로 걱정한다. 하지만 무상에게는 이 계획이 끝이 아니라 2차 3차에 걸친 또다른 계획마저 숨어있다.

대책없어 보이는 계획이지만 이 계획은 무상나름대로 치밀하게 구상되었고, 중요한 것은 그것이 무상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두 떠나가고 활기를 잃어가는 마을을 위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마을도 잘 살게 하려는 야심찬 꿈이 숨어있다.

소설은 이러한 계획이 어떻게 이루어져가는지를 보여준다. 세 친구들을 비롯해 관련된 마을사람들의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한 장씩을 채워가며 주인공인 무상의 이야기만을 들려주진 않는다. 마을 사람 모두가 주인공이라 할만하고, 각자의 시선 그리고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서 마치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항상 운이 좋다며 언제나 초긍정인 무상과 사실은 알게 모르게 무상의 꿈을 위해 뒤에서 돕는 많은 사람들.. 바보같기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그의 미소와 친절함, 그리고 사람들을 위하는 진실된 마음이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았다. 그런 무상과 마을 사람들을 보며 이렇게 살면 다툼도 없고 서로를 가족처럼 위하며 웃으며 살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기적의 결말보다 이 지점이 더욱 기적같아 보였다. 유복과 행복은 다르다고 말한 동네 어르신의 말 속에 중요한 주제가 숨어있는 듯 햇다. 유복하진 않아도 어우러져 행복한 사람들. 어쩌면 꿈같은 이상세계일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소설 중간에 나오는 무상이 좌우명으로 삼는 말, 재산을 잃는 건 작은 상처지만 용기를 잃는 건 인생을 잃는 것과 같다. 이 말은 무엇을 위해 인생을 살아야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한다. 무모하지만 순수한 용기가 빚어낸 아름다운 이야기, 히카루의 달걀.. 

책을 덮으며, 정성으로 만들어낸 달걀과 쌀로 만든 달걀밥이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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