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 명의 로슬링(스웨덴의 의사이자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 역시 통계학자인 올라 로슬링과 그의 아내인 안나 로슬링 뢴룬드를 가리킴.)이 쓴 《팩트풀니스》를 읽는다. 여러 가지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지만 그책조차도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성 위기를 시급한 문제로 다루지 않는다.
"기후변화를 우려하고 있는 사람들은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로 대중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을 중단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후 문제에 관해 이미 알고 있으며 그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굳이 그 문제를 끊임없이 언급할 필
요는 없습니다. 문제를 계속 반복적으로 말하기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한 걸음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말하는 데 사용하는 대신 필요한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야 합니다. 그리고 그 조치들은 불안과 절박함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자료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얻어집니다."
이 시대의 유명한, 그리고 마땅히 칭송받을 만한 대중 교육가 세 사람이 책에 쓴 내용이다. 그리고 이 생각은 세 명의 로슬링과 갭마인더 (스웨덴의 비영리 통계 분석 서비스로 한스 로슬링과 올라 로슬링 부부 세 사람이 공동으로 설립하였으며 유엔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구 예측, 부의 이동등에 관한 연구 논문과 통계 정보를 공유함.)만의 생각이 아니다.
이런 입장은 기후 정책 담당자와 정치가, 뉴스 편집자와 경제계 대표 사이에도 널리 퍼져 있고, 기후 문제에 관한 주류 의견을 이루며여론에 부합한다.
그러나 과연 이 생각은 옳은 걸까? 환경 단체와 기후 전문가들이 거짓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는 걸까? 수만명의 학자가 우리에게 공포심을 조장하려는 걸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연 마음을 가라앉히고 객관적인 분석에 몰두해도 좋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우리에게 있을까? 아니, 오히려 기후로인한 변화들이 너무나 급속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넘쳐나는 정보들을 다 따라잡지 못할 정도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