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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민을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 주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연민은 어느 정도 뻔뻔한(그렇지 않다면 부적절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 고통스런 이미지들은 최초의 자극만을 제공할 뿐이니.

정말이지 우리는 그들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전쟁이 얼마나 끔찍하며,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런 상황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버리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 
전쟁이 벌어지던바로 그때에 포화 속에 갇혔으나 운 좋게도 주변 사람들을 쓰러뜨린 죽음에서 벗어난 모든 군인들, 모든 언론인들, 모든 부역 노동자들, 독자적인 모든 관찰자들이 절절히 공감하는 바가 바로 이점이다. 그리고 그들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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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비밀은 좀더 특별한 곳에 있다. 모츠기는 이 지능 낮은 예술가를 집으로 데려와서 함께 살기로 했다. 
상대를 위해서 몸을 내던지는헌신, 비밀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모츠기는 이렇게 말했다.

˝야나무라의 재능을 키우기 위해서 내가 한 일은, 그의 영혼을 내 영혼으로 여기는 일이었다. 교사는 아름답고 순수한 뒤처진 이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정제된 세계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

병마의 도전을 받아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하고 일상생활을 단념해야 하는 환자들은 그 나름대로 병마와 싸우며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비록 이길 수 없는 싸움이고 뇌의 기능은 정상으로 되돌아올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인간이라는 사실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영혼‘은 과학적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그는 이 단어를 사용하는 데 약간 주저하면서 되도록 많이 사용하지않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이 단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현상이 있음을 그는 믿고 있다.

우리는 24편의 이야기 가운데 어느 것을 읽어도 그의 환자에 대한애정이 가슴 찡하게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도 ‘영혼‘이라는 개념을 굳게 신뢰하는 그의 신념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만일 그가 병 자체에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였다면이렇게 진한 감동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는 병보다는 인간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인간적인 의사이기 때문에 이 책과 같은 걸작도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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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음의 ‘질‘과 관계가 있다. 
게다가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오히려 높아지기까지 한 마음의 질‘이다. 그들의 마음은 설령 ‘지능상의 결함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이외의 정신적인 면에서는 흥미롭고 완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이다. 
우리는 지적장애인이 가진 마음의 질을 인정해야 한다
(어린아이나 미개인의 마음을 접했을 때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클리퍼드 기어츠가 되풀이해서 강조했듯이 지적장애인, 어린아이, 미개인 등 세 부류를 동등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미개인은 지능이 낮은 사람이나 어린아이가 아니며 어린아이의 문화는 미개인의 문화가 아니다. 또한 지능이 낮다고 해서 미개인이나 어린아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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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갖가지 건강상태 사이를 왔다 갔다 했고 지금도 그것을계속하고 있다. 병 없는 인생은 생각할 수 없다고조차 말할 수 있다. 
지독한 고통을 극복했을 때야말로 정신은 궁극적으로 해방된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생명체로서 당연히 지니고 있어야 할 생리학적 건강을 잃었기 때문에 레이는 새로운 건강, 새로운 자유를 발견한 것이다. 
병을 앓으며 갖가지 부침을 경험했기 때문에 발견한 것이다. 

우리는 각자 오늘날까지의역사, 다시 말해서 과거라는 것을 지니고 있으며 연속하는 역사와 과거‘가 각 개인의 인생을 이룬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의 인생 이야기, 내면적인 이야기를 지니고 있으며 그와 같은 이야기에는 연속성과 의미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인생이기도 하다. 그런 이야기야말로 우리 자신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의 자기 정체성이기도 한것이다.

감히 말하자면 우리는 무수하고 잡다한 감각의 집적 혹은 집합체에불과하다. 그러한 감각은 믿기 어려운 속도로 차례차례 이어지고 움직이고 변화하고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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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이 없어요. 문장이 엉망이고 조리도 없어요. 머리가 돌았거나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해서 대통령의 연설은 언어상실증 환자들뿐 아니라 음색인식불능증 환자인 그녀를 감동시키는 데에도 실패했다. 그녀의 경우에는 문장과 어법의 타당성에 대해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고, 언어상실증 환자의 경우에는 말의 가락은 알아들었지만 단어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대통령 연설의 패러독스였다. 우리 정상인들은마음속 어딘가에 속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잘속아 넘어간다(‘인간은 속이려는 욕망이 있기 때문에 속는다‘). 음색을 속이고 교묘한 말솜씨를 발휘할 때 뇌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 빼고는 전부 다 속아 넘어간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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