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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부탁해
곤도 후미에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청춘을 부탁해>를 통하여, 십년 전에 나는 어땠었는지 제일 먼저 떠올랐다. 나의 청춘, 그리고 젊었을 때를 지금 돌이켜 보면 대학교 및 사회 초년병 시절에는 쓸데 없는 문제에 있어서 깊이 고민하고, 덧 없는 상상을 하며, 무언가에 이끌려서 괴로워 했었던 나날들 이었던 것 같다. 진짜 아무것도 아닌 문제에 있어서 괴로워하는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만, 그때는 시야와 경험의 부족으로 그것이 전부 였을 수 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그런 모습들 또한 나의 부질 없는 젊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닐지, 인생에 있어서 스쳐가는 과정이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
<청춘을 부탁해>는 궁상녀 구리코의 로맨스와 어찌보면 덧없지만 본인에게는 중요한 고민들, 그것을 치유하고 개선하기 위한 과정들, 그리고 특이한 사건 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단편소설이다. 줄거리를 요약한다면, 구리코는 패션 잡화를 취급하는 수입회사 ‘벨스루’에 계약직으로 취직하였고, 정사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정사원으로써의 기쁨도 잠시, 느닷없는 해고 통보에 백수가 되고 만다. 또한 그녀가 마음속에 두고 있었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2년간 알았던 유미타 유즈루도 요리 공부를 하겠다며 이탈리아로 떠나버려 마음은 더 없이 심란하기만 하다. 구리코는 부모에게 제대로 이야기는 전하지 못한 채 도서관등을 다니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씁쓸한 처지가 되고 만다. 잘 풀리지 않는 현실 앞에 고뇌하고 있는 구리코 앞에 우연히 육교 위에서 할아버지 아카사카와의 만남이 시작이 된다. 과거에 무슨 일을 했는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이 수상하기 짝이 없는 할아버지지만 아카사카와의 대화를 통하여 그녀의 고민들의 근원적인 물음을 하나 둘 씩 해결하기 시작한다. 비록 할아버지는 기이한 느낌을 풍기지만, 그 할아버지를 통하여 백수가 된 자신의 처지도 극복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고, 유미타의 관계에서의 아카사카의 조언도 받으며 답답한 상황들을 통하여 현실적으로 하나씩 매듭을 풀어내는 식의 내용이다.
누구나 자신의 이상이 있지만, 반면에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을 빨리 깨우치고,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청춘에서 성인이 되는 과정이 아닐런지, 주인공 구리코의 이입된 내 자신을 통하여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