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의 브로드웨이 거리.산책을 마친 한 노신사가 챌리스 카페에 들어선다.주문한 에스프레소를 맛보고 만족스러움에 고개를 드는 순간,그의 시선을 붙잡는 카페 벽을 가득 채운 초상화들.그리고 한 가지 생각이조용히 그의 마음속에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소설 《테오》는 골든 이라는 한적한 도시에서 테오라는 노인이 정착하면서 벌어지는 놀라운 치유에 관한 이야기다.강물이 흐르듯 잔잔한 소설의 흐름은마음 가득 평온함을 주면서도그 깊이에 흠뻑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초상화를 나눠주는 거야.❞어느 날,낯선 노인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은 채당신의 초상화를 선물하겠다고 한다면우리는 그 호의를 선뜻 받아들일 수 있을까.대가 없는 친절보다숨겨진 의도를 먼저 의심하는 시대에서우린 낯선 이를 경계하도록 길들여져 있다.앨런 레비는 《테오》를 통해세상에 대한 그 불신의 벽을 조용히 바꿔나간다.⠀⠀ ⠀⠀테오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이 흥미롭다.태양처럼 강렬한 고흐의 그림자가 되어정신적·물질적으로 모든 것을 내어주던 그 테오처럼 말이다.예술을 세상과 연결해주던동생 테오의 모습은이 작품에서 ❛테오❜라는 노인으로 재건된다.사람들의 얼굴을그 눈빛을 통해세상과 ❛연결❜해주는 시도가 그것처럼 느껴진다.⠀⠀ ⠀⠀인상적인 부분은 이름만 존재하는 테오에 대한 설정이다.성을 알 수 없는 인물.가문도, 사회적 지위도,과거도 중요하지 않은 사람.오직 한 인간으로 존재하는 이름.❝난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보편적인 조력자로서의 테오는평범한 인간이곧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그 순수한 선의가 경이롭다.⠀ ⠀⠀작품 속에서 인용되는 워즈워스의 문장은소설 전체를 가장 아름답게 관통한다.❝선한 사람의 삶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작고 이름 없고 기억되지 않는친절과 사랑의 행위들이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공감하며 확장되기도 한다.때론 거기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누적되고 축적되면서 삶의 밀도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로서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변화되고그 시선이 결국 삶을 바꾸기도 한다.⠀⠀ ⠀⠀소설 《테오》는한 사람의 다정함이 예술을 통해 삶을 바꾸고다시 누군가에게 이어지는 기적에 관한 이야기다.⠀⠀ ⠀⠀덧) 싱어송라이터이자 변호사이자 판사이며 작가인앨런 레비의 다채로운 경력만큼이나 그 유명한 ❛바로 그 하얀 책❜ 《테오》.⠀도서협찬@ofanhouse.official@ekida_library#테오 #앨런레비 #힐링소설 #역주행화제작 #이키다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