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 솔 벨로.그의 문장을 문학계에서 ❛번개❜에 비유한 이유를 《솔 벨로 1》에 실린 여덟 편의 중단편을 읽으며 실감했다.날카로운 통찰이 번개처럼 내면을 내리꽂는다.⠀⠀ ⠀그의 자전적 삶이 짙게 스며 있는 작품들에는개인의 자의식이 현실과 충돌했을 때의 미묘한 괴리가 정체성과 갈등, 윤리, 허무 등으로 응축되어 있다.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그린 씨를 찾아서〉와 〈해선 안 될 말을 한 남자〉였다.⠀⠀ ⠀⠀〈그린 씨를 찾아서〉 Looking for Mr. Green대공황 시기, 구호용 수표를 전달해야 하는 백인 그리브는❛그린 씨❜를 찾아 흑인 구역의 빈민가를 헤맨다.행정업무로 시작된 일은점차 ❛한 인간의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변한다.⠀ ⠀여기서 ❛그린 씨❜는 ❛사회가 끝내 발견하지 못한 인간❜이라는 익명의 존재를 대변하며 솔 벨로 식의 상징이 된다.그리브에게 중요한 것은 진짜 그린 씨를 찾는 일이 아니라눈앞의 한 인간에게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 된다. 개인이 얼마나 쉽게 사회 속에서 이름 없는 존재가 되어버릴 수 있는가를 묵직하게 묻는다.⠀ ⠀⠀⠀ <해선 안 될 말을 한 남자> Him with His Foot in His Mouth한 노인이 과거 자신이 내뱉은 한마디를 회상하며 편지를 쓴다.사과의 형식을 빌린 편지는 점차자기변명과 회한, 냉소로 가득 찬다.⠀⠀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독설은타인을 향한 무기가 아니라 자신을 고립시키는 감옥이었음이 드러난다.타인을 상처 입힌 언어가 결국 자신의 삶으로 되돌아오는 아이러니. 솔 벨로는 말 한마디가 한 인간의 삶을 얼마나 깊이 흔들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선과 악에 대한 기준이 자신과 가까울 수록 우리의 판단은 모호해질 수 밖에 없다.타인을 판단하는 순간 자신의 한계가 드러난다.인간은 언제나 모순적이며,그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우리는 타인을 이해한다고 믿지만 결국 자신의 경험 안에서 상대를 해석할 뿐인지도 모른다.⠀⠀ ⠀⠀솔 벨로의 단편들은사회와 윤리, 가족, 정체성까지 녹여내며인간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다양한 얼굴로 변주한다.이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의 복잡성을 끝까지 응시한다.이것이 솔 벨로 문학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도서제공 @hdmhbook #솔벨로 #현대문학 #세계문학단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