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지시하는 손❜그 손 위 새햐얀 새 한 마리가정면을 응시하고 있다.그런데 그 손은 온전한 손가락이 두 개뿐이다.두 개의 방향과잘려나가 알 수 없게 된 방향들.손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면그 위의 새는 삶의 기로에 선 인간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새를 바라본다.⠀⠀ ⠀⠀삶을 관통하는 길은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다.어떤 이의 삶은 나와 같은 결을 지닌 듯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어떤 이의 삶은 낯설고도 생경한 경험으로 가득해서마치 다른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 기이하게 느껴진다.⠀⠀ ⠀⠀《바다 여인의 선물》 속삶이 기울어진 사람들.기억은 희미해지고알코올에 잠식되거나환각 속에서 죽음을 마주하는 이들.이들은 집착과 망상에 사로잡히거나,자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조용히 삶을 견뎌낸다.⠀⠀ ⠀⠀저자 데니스 존슨은그들의 의식과 감정의 흔들림 속에서삶과 죽음이 하나의 연속선 위에 있음을 보여준다.극적인 구원도완전한 절망도 아닌 삶은 그 어딘가에서 흘러간다는 것을 말이다.⠀ ⠀⠀⠀ 인물들의 파편적인 기억과 대화는 기묘한 단편들 속에서흩어졌다가 재조립되기도 하고 의미를 붙잡기도 전에 부유하듯 떠내려간다.그렇기에 어떤 기억은 낯설고어떤 대화는 익숙하다.실제 우리의 삶 역시그런 시간들의 연속이이니까.우리는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 ⠀⠀죽음을 앞둔 데니스 존슨에게이런 사소하고 불완전한 순간들이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던 걸까.《바다 여인의 선물》은그가 삶을 이해하는 방식처럼 느껴진다.그러하기에 이 책은 한 번에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삶 역시한 번의 시선만으로는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도서제공 및 제작비지원@dasanbooks@ekida_library⠀#바다여인의선물 #다산책방 #데니스존슨 #이키다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