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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生業)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평점 :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이나
오귀스트 로댕의 〈지옥의 문〉을 보러왔지만
정작 남색 유니폼에 밤색 니트 모자를 쓰고
초록색 고무장갑을 낀 채 파란 걸레를 들고 있는
한 청소 노동자에게 더 오래 시선이 머무는 사람이 있다.
❝여행자의 눈으로 입장해 노동자의 눈으로 퇴장❞하며
고흐의 그림보다 청소 노동자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
바로 은유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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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은 ❛노동절❜로 복원된 법정 공휴일 5월 1일을 맞아
은유 작가가 인터뷰한 열일곱 명 노동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낸 인터뷰집이다.
은유 작가는 늘 그래왔듯
구체적인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
그리고 낮은 곳에서 세상을 떠받치는 이야기로
우리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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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급식 노동자, 청년 농부, 배달 노동자, 독립 연구 활동가,
산재 피해 가족, 배우, 싱어송라이터, 타투이스트, 유튜버, 요양 보호사,
청소 노동자, 노동 운동가, 변호사, 국어 교사, 심리 상담가까지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우리가 매일 기대어 살아가는 세계는
이처럼 위대하지만 고단한 생업의 현장들 위에 세어져 있다.
하루를 버티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
대의를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사람들.
누군가는 천칠백 명의 밥을 짓고,
누군가는 새벽 거리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누군가는 타인의 상처를 오래도록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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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과
그 반복되는 생업의 현장 속에서 은유 작가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을 우리 앞에 다시 세워 보이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하루가
수많은 타인의 몸과 노동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새삼 깊이 있게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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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결과를 소비한다.
깨끗한 장소, 따뜻한 급식, 빠른 배송, 안전한 먹거리.
하지만 그 결과 뒤에 있는 노동의 체온은 쉽게 잊는다.
타인의 삶에서 길어 올린 《생업》은
바로 그 체온을 복원시켜주는 연대의 손길이다.
생업에 대해,
그 고단한 위대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오래 생각해 보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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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hani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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