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나쁜 무리
예소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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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드래곤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문지문학상,
그리고 최연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수식어가 화려하다.

예소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되었다.

책을 통해 엿본 그는
사람과 만남, 그리고 소소한 인연을
소중하게 다룰 줄 아는 작가라는 것.

❝저는 늘 흘러가는 사람이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쓰는데 결국 이야기는
어딘가에 맺혀 있습니다.
그럼에도 흘러가려는 마음으로 쓴 일에
온 정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의 말처럼, 이 소설 속 인물들은
어딘가에 맺히면서도 끊임없이 흘러간다.

⠀ ⠀

❛애쓰는 일이 인간의 유일한 쓰임❜이어서 일까.

이 단편들에는 기억의 편린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서로 다른 크기와 방식으로,
각기 다른 층위에서 버티고 있는 사람들.

불완전한 채로 남겨진 이들은
또 다른 미숙한 이들과 무리를 이루고
때로는 친밀한 온기를 나누며
때로는 애매한 거리 속에 머문다.

느슨하지만 쉽게 끊어지지 않는 연결.
그것은 이들이 서로에게 남는 방식이다.

⠀ ⠀

《너의 나쁜 무리》의 단편들은
서로를 규정하고 잠식하며 낯설게 하는
관계의 본질을 보여준다.

가까워질수록 더 깊이 상처를 입는 관계.
그리고 그 상처를 알면서도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선택.

작가는 이런 불편함을 보여주며
인간의 나약함을 비추어 낸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하는
그런 인간의 나약함.

⠀ ⠀

인상적인 단편은 〈소란한 속삭임〉이다.
소란할 수 있는 속삭임은 무엇일까.
상상하며 읽어 나간 단편은 역시 범상치 않았다.

❝세상이 끔찍하게 시끄러워 속삭이는 모임❞(p.140)을 만든 시내와
자신의 암 진단비를 가지고 도망간 아빠를 여전히 사랑하는 모아.

❝명동에서 예수 사랑을 외치는❞(p.141) 오십대의 수자,
그리고 쓰레기 더미 원룸에 사는 젊은 두리.

소음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속삭임으로 연대하게 된 이들은
서로가 ❛이상한 사람들❜의 카테고리에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속삭임으로서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가 되어 가는 이들은
이 연대로 희망을 느끼며 살아 있음을 감각하게 된다.

❛소란❜은 이들이 사회적으로 느끼는 자신의 결점을
스스로 포용하게 해주는 결속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다들 단단히 고장난 거야.❞
모아의 외침이 되살아 난다.

⠀ ⠀

예소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 타인 속에서
어떻게 변형되고 왜곡되는지를 담담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개인이 무리 속으로 스며들며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관계들.

나는 지금 어떤 무리 속에 속해 있을까.

내 곁에 시내와 수자, 모아와 두리가 있다면
난 그들의 무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 ⠀

도서제공 @hani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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