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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올리비아 개트우드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5년 11월
평점 :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의 작은 해안가 마을.
숙박시설과 별장으로 바뀐 집들 사이,
밤이면 어둠을 틈타 이웃집을 바라보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미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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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친밀한 관계가 두려운 미티는
이 동네의 마지막 거주민 베델과 10년째 동거중이다.
세상과 거리를 둔 채,
방음유리 너머로 타인의 삶을 관찰하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자 방패다.
과거를 숨긴 채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삶.
그녀의 시선은 늘 바깥을 향하지만,
그 안에는 지워지지 않는 결핍과 불안이 함께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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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미티와 베델 옆집에 젊은 커플이 이사 온다.
갸름한 얼굴에 오똑한 코, 완벽한 외모를 지닌 레나,
그리고 그녀를 철저히 통제하는 연인 서배스천.
미티는 어두운 해변에서
유리로 둘러싸인 대저택의 그들을 관찰하기 시작하고,
곧 결심한다.
❝저들을 몰아낼 방법을 찾아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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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모든 것을 가진 듯한 레나는
실상 공허 속에 갇혀 있다.
서배스천은 거의 모든 일과 인간관계에 개입하며
의심을 멈추지 않는다.
보호라는 이름의 통제 속에서 레나는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
그를 만나기 전의 삶은 기억이 없다.
매일 아침, 마치 한 번 죽었다가
다시 깨어난 사람처럼 눈을 뜨는 감각.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레나의 욕망은
결국 옆집 미티에게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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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을 오래도록 들여다본 미티는
레나에게서 설명되지 않는 이상함을 감지한다.
레나는 정말 괜찮은 걸까.
왜 그녀는 매일 아침 죽어 있음을 느끼는 걸까.
그리고 10년 전, 미티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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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단순한 관음과 질투를 넘어
고립과 자유, 통제와 복종, 그리고 정체성의 불안정을
긴장감 있게 풀어낸다.
불안과 의심은 마지막까지 증폭되며,
두 인물의 선택을 끝까지 지켜보게 된다.
도망치듯 과거에서 벗어난 미티와,
통제에서 탈주하고 싶은 레나.
두 여성은 서로를 통해 각자의 균열을 마주한다.
스스로를 고립시킨 자아와 유리성에 갇힌 자아의 충돌.
이 균열은 위태롭지만,
동시에 탈출의 틈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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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은
우리에게 각자의 고독과 욕망을
직면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저자는 사회에서 이탈한 고독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깊이 숨겨 놓은 욕망을 거침없이 펼쳐낸다.
그리고 미티와 레나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살고 있는지
누군가의 시선과 통제 속에서
자신을 잃고 있는 건 아닌지를 넌지시 묻는다.
이 소설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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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함과 결핍을 자각하는 순간,
비로소 자유의 가능성이 열린다.
그 자유는
자신을 되찾으려는
선택의 순간에서 시작된다.
도서제공
@drviche
@hyejin_bookan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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