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너에게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13
산드라 르구엔 지음, 세실 그림, 박재연 옮김 / 북극곰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문득 마음이 내려앉는 순간이 있다.
고집쟁이 다섯 살이 된 아이가 혼이 나고 나서
“엄마는 나 싫어하지?” 하고 묻는 순간이 있다.
왜 아이를 상처받게 했을까 하는 자책이 함께 따라왔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너에게>는 바로 그럴 때 펼쳐 보고 싶은 그림책이다.
아이가 태어나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그 아이를 맞이하던
부모의 마음을 차분하고 다정한 언어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작은 생명을 기다리며 둥지를 짓고,
마침내 첫 울음소리를 듣던 순간까지의 시간이 고요하게 흘러간다.
탄생을 과장되게 꾸미지 않으면서도, 부모가 된다는 설렘과 두려움,
벅참을 섬세하게 담아낸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고릴라 가족으로 표현된 그림은 따뜻하고 포근했다.
엄마 품에 안겨 세상을 바라보는 아기,
아빠 등에 업혀 숲을 구경하는 모습은 사랑이
얼마나 구체적인 감정인지를 보여 주었다.
네가 혼날 때도, 고집을 부릴 때도, 엄마가 화가 날 때도
엄마 마음의 시작은 늘 사랑이었다고.
네가 태어나던 그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고.
그 마음은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고.
아이에게 엄마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며
진심을 가득 담아 읽어 주었다.
다섯 살 아이는 아직 ‘훈육’과 ‘사랑’을 분리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혼이 나면 사랑이 줄어든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필요했다.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기다려 왔고,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들려주는 시간 말이다.
아이에게는 나는 사랑 속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확신을,
부모에게는 우리가 부모가 되던 그 처음의 마음을 다시 꺼내 주는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