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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란 무엇인가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00년 1월
평점 :
여자란 무엇인가
이 책이 기억에 남는게 '이걸 읽고서 ppt를 준비해야지!'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샀는데 내가 원하는 내용?은 안나오고 진짜 여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말을 꺼내기위한 서문인 책이여서 당황한 기억이난다. 책에대한 이런 재밌는 기억이 있다는게 좋다.
저자가 누구나면 어렷을때 EBS가끔 틀면 나오던 빠박이 아저씨, 도올 김영옥씨가 지은 책이다. '고려대학교 렉춰씨리즈문화 정착을 위해 내 한 붓을 들게 되었다-'로 내가 왜 이책을 쓰게된이유에 대해서 70페이지가량 써놨는데 허, 이런식으로 글쓰는 사람을 처음 접하니까 신선했다.
신선함을 떠나서 다른 세계에 살고있는 것처럼 다른 세계에, 미지에 대한 동경이랄까?
나는 이런 자신감에 심취해서 자신있는 사람들,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인물들이 좋다. 이런 분들은 자신의 실력에 굉장히 자부심이 있으니까 은은하게 터져나오는 필체에서 느껴지는 '나 이런사람이야, 좇같으면 반박해봐', 아.. 반해버렸다.
수렵과 채집의 차이로, 서양과 동양의 차이로, 맨과 人으로, 비교론적시각으로 살펴보는데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그리고 서문에서 저자가 밝히는 홍운탁월(烘雲托月)의 기법을 가지고 썼다는게 느껴진다. 달을 그리기 위해 달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달을 드러낼 수 있는 구름을 그리는, 핵심은 자신이 판단하게 만들되 저자는 그 핵심을 부상시키기위한 수많은 맥락을 제시할뿐이라는 독특한 문맥적흐름또한 재밌다.
우선 책이 왜 여자란 무엇인가? 왜 남자란 무엇인가를 안쓰고 여자냐?부터 밝히고 가면 우선 여성이라는 존재를 탐구함으로써 전체 인류를 탐구할 수 있다. 왜냐 여성의 억압받은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고 이제까지의 책들은 대부분 남성의 입장에서 쓴 글이니 균형을 맞춰야 하지않겠나?로 시작한다.
여성의 역사는 매우 어둡다. 여성의 역사가 어둡다고 하면 우리나라의 옛날 조선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아 우리 어머니..한 평생 자식새끼들 뒷바라지하고, 신분제도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하는 이미지가 떠오르고 서양=오~ 레이디퍼스트, 여성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가 떠오르는데, 노노 우리의 그 깊은 역사를 뒤져본다면 오히려 동양이 서양에 비해서 그나마 같은 인간으로 보았다는 증거, 주장들이 생각보다 많이 등장한다.
우선 Man(맨)과 人. 서양의 세계관에서는 인간이라는 것은 맨을 지칭하는 것이고, 여성은 맨에 wo가 붙은, 그토록 예수쟁이들이 칭송하는 하나님께서 남자에게 심심풀이 땅콩식으로 만들어준, 갈빗벼하나 떼서 만든 존재에 불과하다. 갑자기 예수쟁이?하고 피가 거꾸로 쏫아 이 개새끼를 교화시키거나 욕지꺼리를 해야겠구나 싶은 분들은 당장 페이지를 끄고 나가주시면된다. 그 잘나신 하나(One)님, 불쾌한 한님, 이름부터가 신은 하나가 아닌 둘이상의 존재인 것을 내포하는 생각을 만드시는 하나님을 부르짖는 사람들 세계에서 사쇼!
우리 사회는 민주사회다. 당신이 이 페이지를 덮을 수 있는 그대의 위대한 자유권을 행사하면서, 나에게 그대가 생각하는 믿음과 똑같은 믿음을 내가 가져야만 한다고 강요하지 말아다오. 내 존재의 신성하고 엄숙한 자유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다오-, 그것이 싫으면 이 페이지를 닫기만하면 그대와 나의 민주적 계약은 완성되는 것이다.
kiaaaaa~~갑자기 말투가 바뀌어서 짐작했듯이, 김용옥씨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이야기를 할때 꺼내는 대목을 내입장에 맞춰서 인용한 글이다. (p.107)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가령 자지, 보지에 대한 원색적인 표현이랑 '어맛 배우신 분이 이런 말쓰시면 어떡해욧!'할 만 한것도 많이 등장한다. 자지. 보지. 아 야하다 헤헤헤
다시 돌아와서 서양의 그 불완전한 여성에 대한 시선(기독교에서 유래한)을 조명하고 우리의 의식구조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길 권한다. 근데 동양은 어땠냐고? 농경사회에서 여성은 노동력을 낳는 위대한 존재로 인식했다. 남성은 하늘, 여성은 땅.이란 말이 퇴색되었지만 여성은 대지를 뜻하게 된다.(그러나 원래의미에서 퇴색되어 하늘은 하나지만 땅은 여러개다란 의식이 가부장적인 사회를 말할때쓰이는 말로 전락해버렸다.) 또 남성을 뜻하는 한자와 여성을 뜻하는 한자는 서로 독립적이다-라는 문자의 측면으로 우리는 독립적 개체로 인식했다라는 주장을 펼치는데 서양의 wo를 떠올리면 충분히 타당성있는 주장이라 생각한다.
개독까는 구절이 책 내내, 아주 탈탈탈 털리는데 기독교신자분들이 한 번 읽어보면좋겠다. 논리에 반박하면서 이제 학문적 탐구가 시작되지않겠소? 가린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그리고 프로이트빠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같다. 동양철학가의 눈으로 봤을때 프로이트는 어떤 의민지, 위대함과 그 한계성에 대한 지적또한 나로써는 처음 접해서 그런지 사고의 폭이 넓어진 느낌을 받았다.
의식현상의 자의성으로 프로이트가 한 말이 어느정도 맞아 떨어지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떨떠름한 부분을 우리는 동양의 사고구조를 갖고있기 때문에 떨떠름한 부분이 생기고 서양인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니까 전체 인류에게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지않냐?로 프로이트의 설의 한계성을 드러낸다. (근데 서양인에게 100%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또 외디푸스 콤플렉스랑 infantile neurosis(아동 신경증)의 허구를 밝히는 대목은 아..다시 이 책을 집는 마력의 원천이 아닐까? 자지짤림의 두려움, 아버지와의 관계는 경쟁적, 이라는 시각이 좀 떨떠름했었는데 그 부분을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것같다.
< 유식한 양반! 유식한체 하지마시오~(p.166)>교수님한테 강의듣는 느낌이 좋았던 그런 책, 철저하게 양과 음을 들여다보는 비교론적 시각이 주는 재미가 대~단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