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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써로게이트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 라다 미첼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MIT천재이자 백만장자인 캔터 박사가 인류를 위해 만든 써로게이트. 이것은 뇌파 신호를 이용하여 합성체제 신호를 보내는 방법을 개발하여 운영자가 원하는 완벽한 신체를 선택하여 멀리 떨어진 1명의 인간과 접속하여 조종이 가능한 써로게이트를 만들어낸다. 운영자가 스팀체어라는 의자에 앉아 뇌파를 보내지 않으면 써로게이트는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섹시한 남녀가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던 도중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면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써로게이트와 함께 집에서 조종하던 운영자가 함께 죽은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안전하다던 써로게이트 시스템이 파괴되며 인류는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 사건을 맡게 된 FBI요원 그리어는 써로게이트를 파멸시키려는 인간 연합 시위대에 써로게이트를 파괴하는 바이러스가 들어간 기계장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나중에는 써로게이트를 만든 회사와 캔터 박사와의 악연으로 인한 캔터 박사의 복수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브루스 윌리스가 <다이하드4.0> 이후 2년 만에 다시 액션영화로 돌아왔다. 그것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SF액션영화로 말이다. 전작 <터미네이터3>에서 실망스럽게 이전작들을 망치는 연출을 했던 조나단 모스토우도 작심하여 돌아온 듯 이 영화는 처음부터 써로게이트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몇 년 동안의 과학자들과 사람들의 인터뷰와 자료화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미 조나단 모스토우는 이와 비슷한 전작 <터미네이터3>에서도 비슷한 부류의 반란을 그린 바 있었지만 반란을 일으키는 주체는 상당히 다르다. 전작이 기계들의 반란이었다면 이 영화는 써로게이트라는 기계를 만든 인간이 다시 인간답게 살려 돌아가려고 하는 반란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확하게 마지막에는 인간 vs 인간의 대결을 보여준다.(의외로 싱겁게 끝나서 약간은 아쉬웠다.)
 
내가 인간 vs 인간의 대결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영화에서 나오는 써로게이트는 단순한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한다. 영화에 나오는 써로게이트는 집에서 나올 수 없는 사람,즉 몸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리 로봇이다. 그러나 몸이 건강한 사람들도 써로게이트를 사는 모습이 나오는데,이것은 암울한 미래의 외모 지상주의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리어는 이 모습을 보면서 결혼생활도 대리 로봇과 하는 자신을 생각하며 비참해 하게 된다. 아마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이 이런 흔한 SF액션영화가 아닌 심각한 드라마가 섞인 영화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은데,의도는 좋았지만 생각보다 짧은 상영시간에 너무 간단하게 풀려가는 스토리 전개에다 액션의 강도도 생각보다 약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만들려고 했던 의도에 가깝지 못하게 영화가 나온 것 같아서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이 영화에는 인간 vs 인간의 대결 말고도 개인 vs 거대 조직간의 대결도 보여주는데 이것 역시 SF영화에 자주 나오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주연 배우들의 설명에만 그치며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 면을 보여준다. 아마도 제작진은 영화 오프닝에 나오는 자료화면으로 설명이 다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써로게이트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중간에 박사의 아들을 죽이는 FBI 요원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처음부터 중간까지는 영화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이 나오기 시작할 쯤에야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영화에는 곁가지로 나오지만 몸이 좋지 않아 써로게이트를 사용하는 사람과 단지 외모 때문에 써로게이트를 사용하는 사람들간의 보이지 않는 대결(브루스 윌리스의 집에 초대된 아내의 친구들과 함께한 파티와 대조적으로 브루스 윌리스와 아내가 실제로는 각방을 쓰고 있다는 것,영화 오프닝의 클럽 파티 장면이 그 예가 될 것이다.)도 보여주면서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은 미래사회가 불안한 대결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영화에서 이런 표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제의식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 영화가 단지 오락영화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것은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블레이드 러너>와 다른 이유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이 영화가 비록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했지만 원작보다는 못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비록 원작을 보진 못했지만.. 원작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써로게이트로 인한 부부의 갈등이라든지 인간과 써로게이트와의 전쟁을 일으키려는 마지막 이야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은 위에서 이미 설명했으리라고 생각된다.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은 전작 <터미네이터3>의 실망스러운 반응에 고심하여 이 영화를 준비했을 것이다. 브루스 윌리스 역시 <다이하드4.0>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SF액션영화로 돌아오면서 상당한 기대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기대치에 비해 완성도 낮은 범작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워낙 영화 소재가 커서 다루기 쉽지 않았으리라는 제작진의 고충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다른 SF영화들은 최소한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다. 단지 이 영화는 그 적정선을 벗어나서 자기 자신이 스스로 함정에 빠져 허우적 거렸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상영시간이 좀 더 늘어났다면 더 많은 이야기(써로게이트 반대파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써로게이트를 만든 박사와 제작사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로 잘 만든 SF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영화는 너무 잘 빠진 것이 제일 큰 문제다.
 
200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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