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없는 방 -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 평화 발자국 10
김성희 글.그림 / 보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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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문해서 오늘 택배 받고 바로 읽고 나서 리뷰를 씁니다.


평소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읽는 사람인데, 미디어투데이의 기사를 보고서

이런 책은 꼭 사서 읽어야돼, 하는 마음으로 책을 주문했습니다.

언론사조차 기사화하기 싫어 하는 책이라면 돈이라도 주고 읽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책 자체로 이야기 하자면,

슬픕니다. 나보다 어린 주인공이 겪는 일이 너무 슬픕니다.

그나마 그녀의 이야기는 책 내용 내내 객관적으로 광범위하게 쓰여져서 그런지 덜 슬프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동료인 황유미양의 죽음 이야기에는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고나서 다시 주인공 가족 이야기가 나오니, 눈물이 쏟아집니다.


오늘도 네이버 메인에는 <세계 어느 기업도 못한 일을...삼성, 해냈다 : 중앙데일리>라는 기사가

걸려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는 생각했습니다. 

'그래, 그런 것도 같다! 산재를 산재 아니라고 우기는 일.'


(오늘 네이버 메인에는 삼성 관련 기사가 7개나 걸려있습니다.)


이제껏 어쩌~~다 한번씩 삼성 백혈병에 대한 기사를 읽기는 했습니다.

링크, 링크 타야지 간신히 읽을 수 있는 글들이라 몇개 글을 클릭해 읽고는 지치곤 했었지요.


일반인은 이해못할 용어도 많이 나옵니다. 그런 부분은 빨리 건너 뛰기도 했습니다.


읽는 내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집에도 62명의 생명을 치르며 만들어진 제품이 있을까?

싸게 샀다고 좋아했을 - 반올림에 제보된 것으로만 - 155명의 희생이 담긴 제품은 몇 개나 있을까? 

전문가가 아니라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세계 어느 기업도 못한 일을... 삼성, 해냈다> 식의 기사를 읽으면

자랑스러워했을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산재결정을 해야 하는 "근로복지공단"에서조차

산재 평가하는데 이해 당사자인 삼성에게 보조 참가인으로 참여해달라고 부탁하게 만드는

삼성을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삼성이나 대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사지 않고서 제가 삶을 영위할 수나 있겠습니까?

대기업 TV에, 대기업 냉장고, 대기업 전자렌지, 대기업 핸드폰, 대기업 PC...


제 삶이 이렇습니다. 이런 기업 없이는 살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 덕에 생명을 앗아가고 생명이 위태한 사람도 있더라는 것입니다.

절대 그걸 인정하는 기업도 있고 말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 대기업에 다니는 제 동생의 회사에도 유독히 암환자가 많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회사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에도 제보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반올림 여러분,

에린브로코비치의 승리처럼 기쁜 소식이 여러분에게도 들리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지치기 전에 오기를...


기원하고 기원합니다.




책은 며칠 더 소장하고 다시 읽다가 도서관에 기증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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