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의 단식법
샘 J. 밀러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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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왜 이렇게 고달플까? 내가 뚱뚱해서?

우리집이 가난해서? 아니면 내가 게이라서?

우선 이 책이 정말 정말 재미있다는 얘기부터 하고 싶어요. 독특한 주제 ( 굶으면 초능력이 생긴다는 상상 ) 를 다루고 있고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초능력이 생긴다는 설정이 매우 흥미로워요. 너무 과한 설정 ( 게이, 초능력 등등)

이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으실 수도 있겠지만, 과한 설정이기에 재미도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식이장애를 가진 한 게이 십대 남학생 이야기에요. 작가 프로필을 읽어보니, 이 분이 참 독특한 삶을 사셨고 본인의 그러한 삶을 기반으로 이 소설을 쓰신 듯 해요.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면 되죠!! 그게 상상일지라도.

이 책은 처음에는 현실을 다루다가 갑자기 환상으로 방향을 틀어버려요.

주인공인 맷은 밥을 굶으면 감각이 날카로워져서 초능력이 생긴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과연 이것이 진실이 맞을까요? 이 책의 줄거리에 나오는 것 처럼 그의 환상적인 능력이 실제로 발휘되었다고 믿어도 될까요?

이야기가 서술됨에 따라, 맷의 한살 위 누나가 가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요. 그녀는 가출 이유를 말하지 않고 집에 연락도 잘 전하지 않아요. 맷은 뭔가 나쁜 일이 그녀에게 일어났다고 확신을 하고 있고, 그 일이 자기가 한눈에 반해버린 친구 타리크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맷은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굳게 마음 먹은 뒤, 굶주림으로 감각을

단련시킨 뒤 초능력을 얻어내고 그 초능력의 힘으로 몰랐던 진실을 보려고 해요.

맷의 어머니는 일을 하느라 맷에게 신경쓸 여유가 없어요. 맷에 대한 걱정은 한 가득이지만 그에게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알 길이 없어요. 맷은 진실을 밝혀내리라 결심하고 타리크에게 다가가지만, 타리크는 맷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줘요. 마야 누나는 다른 이유에서 가출을 했던 거죠. 그리고, 맷은 초능력이라는 가면을 씌웠지만, 사실 굶주리면서 서서히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해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죠.

어쩌면 타리크가 옆에 있어줬기 때문에 깨달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맷과 타리크의 로맨스가 있긴 하지만, 이 책은 로맨스는 아니에요. 뭐랄까? 맷이라는 십대 청소년이 성 정체성의 혼란기와 성장기를 거치면서 경험하게 되는 내부의 어둠? 슬픔? 등등을 묘사한 것 같아요. 십대 시절에는 과다한 호르몬 분출로 인해서 나도 모르게 분노와 슬픔 등으로 장악당하게 되고 그런 감정들은 식이장애나 우울증과 같은 문제도 일으키는 것 같아요.

만약에 끝이 비극이었다면 슬펐겠지만 마지막이 긍정적으로 끝나서 다행이에요. 등장인물들 중 그 누구도 심하게 인격이 훼손된 사람이 없었어요. 다만, 맷이 처한 환경 ( 아버지의 부재, 게이라는 성 정체성 등등 ) 이 맷을 안정감있게 이끌어주지 못했다? 라는 결론이 있을 뿐이에요. 비록 이상한 방법이긴 하지만 내면의 의지를 이끌어내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 굶주려서 초능력 얻기 ) 삶을 잘 이끌어보려했던 아이가 있었고, 그 방법이 다소 파괴적이고,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왔다갔다 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는 좀 더 성숙하게 변해갑니다.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영웅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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