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여성들 -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12인의 위인들
백지연 외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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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예전에 한 개그프로에서 유행했던 코너가 기억났습니다. 사회 활동과 외출을 하고 싶어하는 며느리에게 무뚝뚝한 시아버지가 툭 하고 내뱉습니다.

" 그럼 소는 누가 키워? "

조신하게 집안 살림을 잘 꾸리고 육아에 전념하길 여성들에게 강요했던 에전의 사회 분위기를 살짝 꼬집고 비틀어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던 코너가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해보자구요. 여성들이 " 소 " 를 키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녀가 얼마나 " 소 " 를 잘 키웠는지에 대한 언급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천재적인 그림 실력을 발휘하든, 외국 유학을 다녀와 조국의 발전에 투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든 아니면 얼굴도 예쁘고 발명 실력도 좋든,, 어떻든 간에 여성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여성들은 분명히 있었지만 시대는 주로 남성들의 업적을 재조명해왔죠.


시대와 역사가 잊어버린 여성들, 그들은 과연 누구이고 우리는 어떤 부분에 주목해서 봐야 할까요? 이 책 [ 잊혀진 여성들 :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12인의 위인들 ] 에 나와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성 위인들 중에 인상 깊었던 몇몇을 꼽아보자면, 우선,



1. 미투 운동의 시초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내 딸의 그림 솜씨는 “ 내 딸의 그림 솜씨는 견줄 만한 화가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

오라치오 젠틸레스키 -

아르테미시아는 이탈리아 출신인 화가 오라치오 젠틸레스의 딸이자 천재적인 화가였어요. 그러나 그녀가 활동하던 시대엔, 폭력 남편을 죽인 모녀의 화형이 공개적으로 있었을 만큼, 마녀사냥이 빈번했어요. 그런 시대에서는 여성들의 천재성이 인정받지 못했음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인정 받지 못한 괴로움에, 설상가상으로 제노아에서 온 화가 타시는 아버지인 오라치오와의 인연을 빌미삼아 그녀를 모델로 삼고 성폭행을 하는 등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릅니다. 아르테미시아가 타시를 유혹했다는 오해까지 받으며 법정 공방을 이어간 끝에 그녀는 9개월만에 승소를 하지만 타시의 처벌은 고작 1년이었어요. 그래서일까요? 아르테미시아가 그린 그림 [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에서 적장 홀로페네스의 얼굴은 타시를 닮았고

목을 베는 유디트의 얼굴은 아르테미시아 그녀를 닮아있다고 합니다. 상처뿐인 승리였겠지만 어쨌든 그녀는 자신을 억압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서서 싸워 당당히 승리를 거두었어요.

여성들에 대한 온갖 편견과 선입견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진정한 ‘ 주체 ’ 로서의 삶을 살았던 그녀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미투운동도 있지 않았을까요?



2. 조선의 불꽃 : 최영숙


남녀평등권이 실현된 그들의 생활, 여성들이 행복하고 자유스러운 사회 활동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최영숙


일제 강점기에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낸 최영숙은 독립투사들이 체포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조선이 처한 현실을 바꿔놓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합니다. 그녀는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우여곡절끝에 스웨덴에 가서 대학원에 입학하고 사회 민주주의 시스템을 지켜보게 됩니다.

거기서 그녀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이 걱정없고 억압없는 생활을 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각 회사마다 노동조합 세력이 커서 여성 노동자의 삶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보장받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녀는 스웨덴에 자리잡고 편안히 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조선으로 다시 돌아와 경제 운동과 노동 운동을 동시에 펼쳐보려 합니다.

그러나 이미 가세가 기울어진 집안 때문에 여의치 않게 됩니다.

그 뿐 아니라 여성의 사회 생활을 탐탁치 않게 여겼던 그 당시 사회의 선입견 떄문에 좋은 학력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갈 수 있는 직장은 없었습니다.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감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던 그녀는

일하다 쓰러지고 그대로 세상을 등지고 맙니다.

이 책 [ 잊혀진 여성들 :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12인의 위인들 ] 에서는

주체적인 사고로 자신의 삶을 이끌고 남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친 여성들이 등장합니다. 비록 남성 중심적인 시대와 역사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그들의 업적을 아는 누군가는 재평가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젠더에 대한 관심이 촉발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 시대가 이런 책을 요구한게 아닐까? 하고 생각될 정도로 말이죠. 몰랐던 훌륭한 여성들의 사례를 알게 되어 너무 좋았던 책 [ 잊혀진 여성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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