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헤이즐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주디는 썸을 타고 있는 남친인 데이비드 레오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아직 정식 남자친구는 아니지만 주디에게 잘 보이고 싶은 데이비드는
헤이즐을 미치광이 전 남자친구의 품 그리고 폭도들이 우글대는 사이비 종교인들의 품에서 구해내면
영웅 소리를 듣지 않을까 싶어서 이 모험에 뛰어든 것입니다.
이 책이 독특한게 뭐냐면, 마치 작가가 신인 것처럼 여러 인물들을 오가며
한 사건을 보는 여러명의 관점을 꼼꼼하게 제시합니다.
일인칭 화자 시점이 아니라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
독자들인 우리는 등장인물들이 이 사건을 대하는 마음 자세를 고스란히 다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아기를 구하러 온 데이비드가 온통 아기 걱정에 빠져있는 주디를 보고는
언제쯤 그녀의 침실로 들어갈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부분까지.. 아주 세밀합니다.
( 데이비드가 참 이기적이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이었기도 했고
인간이라면 당연하다..라고 생각되는 부분이었어요 )
그런 부분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헤이즐을 사이비 종교인들, 즉, 세속에서 두려워하는 존재들,
자칫하면 폭도로 쉽게 변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과연 데이비드가 구해낼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지만, 의외로 사건은 쉽게 풀립니다.
데이비드를 함정에 빠뜨리려했던 올리버 퀸이 그만
자신이 놓인 덫에 자기가 걸려서 사망하게 되거든요.
헤이즐을 구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3명을 보며
이야기가 이렇게 평화롭게 끝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역시.... 미스터리물은 이렇게 싱겁게 끝이나면 안되겠지요.
올리버 퀸을 따르고 숭상하던 닉 포스터라는 청년은
올리버 퀸의 죽음을 데이비드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데이비드를 잡아 그들만의 재판에 회부하고 싶어하는데
이 일에 아주 교묘한 지략가가 얽혀있어요.
닉은 원래 올리버의 부하였지만 이 교묘한 지략가는 올리버가 없어진 이후
닉을 자신의 부하로 삼아 그를 이리저리 조종하고 싶어하지요.
그들은 데이비드를 잡아서 그들만이 알고 있는 장소에 가두어놓은 다음
자신만의 재판을 치르려하는데요... 과연 데이비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 [ 광신도들 ] 이라는 책은,,, 예상만큼 특정 사이비 종교를 숭상하는 무리들의 폭력과 광기가 보이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사람들의 " 어리석음 " 이나 " 개인적 편견 " 그리고 " 무지 " 를 희화화하고 싶어했다면
작가의 의도가 그것이었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아요.
" 광신도들 " 은 특정종교를 믿고 따르는 무리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듯 했습니다.
인간은 너무 약하디 약해서 뭔가를 따르고 싶어합니다.
그게 " 사랑 " 이 될 수도 있고 " 신 " 이 될 수도 있고
" 학문 " 이 될 수도 있고 그냥 자신이 믿고 따르는 " 누군가 " 가 될 수도 있지요.
미스터리로 접근했다가 상당히 수준높은 심리학 서적을 읽은 느낌이에요.
닉 포스터라는 인물을 통해서 자신의 신에게 버려진 어린 양을 본 듯한 느낌도 들고...
자신을 " 신 " 이라고 지칭하는 인물과 그를 합리적 의심없이 따르는 인물들을 통해
근거없는 믿음과 신념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볼 수 있게 되었네요...
다시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고 복기하고 싶은 수준높은 책입니다.
신보다는 "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 " 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출판사의 후원을 받아서 솔직한 주관을 담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