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의자 SN 컬렉션 1
이다루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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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를 포괄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정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어려울 뿐, 그 원리만 제대로 이해하면 쉽게 접근을 할 수 있지요.


일 또한 순서에 맞추어서 열심히 노력을 하다보면 성과가 내 눈에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인간관계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정해진 답은 당연히 없고 찾아가는 과정 또한 노력을 한다고 해서 성과가 바로 보이는 것 같지 않아요. 이 책 [ 기울어진 의자 ] 를 쓰신 이다루 작가님도 이 책을 통해 인간 관계의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듯 합니다.

인간 관계는 둘이서 같이 만드는 것인데, 혼자만 잘한다고 원만하게 이루어지는게 아니더라구요. 또한 각자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사회 구조적 원인 때문에 인간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이구요.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인간 관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오늘날 대부분의 인간 관계가 이해타산적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많은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오래가는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내게 해고를 알리던 날, 사정의 표정은 담담했고 또 거만했다.

내게 시간당 8590원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7000원이면 모를까 라고 했다.

나는 딱 7000원짜리 인사를 건네고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부자 되세요. 구멍가게 사장님.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수정이를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간만에 화장을 하고 드라이도 하고 아이를 스쿨버스 정류장에 데려다주었다.

화장한 내 얼굴을 본 아이가 미소를 지었다.

“엄마, 내일 아침에도 이렇게 예쁘게 하고 나오면 안 돼요?”

“예쁘게 봐줘서 고맙긴 한데, 잘 보일 사람이 누가 있겠니.”

“왜요, 많죠. 나도 있고 아빠도 있고 내 친구들도 있고 모두한테 잘 보이면 되죠. 당연히 엄마한테도 잘 보이면 좋잖아요.”웃어넘겼지만 아이의 말은 사실이었다.

[중략] 내가 아이를 키우며 전업맘으로 지내는 동안 수정이는 비서실 팀장으로 승진했다.

[중략] 수정이가 앉았던 의자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의자를 지쟁하는 네 개의 다리 중에서 두 군데나 빠져 있었다.

나는 기울어진 쪽을 손으로 들어 올려서 수평을 맞췄다.

내가 손을 떼자마자 의자는 다시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단체 채팅방 위에 새로운 알림이 울렸다. 새롭게 개설된 채팅방이었다.

[중략] 무리를 지어 하늘을 날아가는 새떼를 본 적이 있었다. 하늘에 수를 놓은 듯 장관이었다.

나는 활성화된 새로운 채팅방을 보면서 새떼의 무리를 생각했다.

무리에 속하지 못한 새들은 낙오된 것일까, 아니면 혼자만의 비행을 줄기는 것일까.

새들이 생존을 위해서 무리를 지어 다닌다면 사람은 무엇 때문에 무리를 만드는지를 생각했다.

이제는 사람고 사람이 가까이서 마주 대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만 같았다.

코로나 19 시대의 새로운 소통법이 탄생한 듯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저항했다.

[중략]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코로나 19시대의 언택트가 달갑지 않았다.

피부로 체감하는 활동 없이 그저 보고 듣는 것만으로 관계를 쌓는 일은

나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세계였다.

이다루 저자의 [ 기울어진 의자 ] 에는 여러 다양한 인간관계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의 문제로 인해서 혹은 뛰어넘을 수 없는 세월의 무게로 인해서 인간관계가 많이 변하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간 관계란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이 어찌 한결같을 수 있을까요?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즐거움과 어려움을 동시에 느낄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전부다 다르고 독특한 고유성을 가지고 있지요. 똑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니 서로가 가까이서 얽히고 어우러지면서 관계 또한 촘촘하게 맺어질 것입니다. 혹시나 내가 처한 상황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말아야할 것 같습니다. 너무 가까워도 힘들고 너무 멀어져도 힘든게 인간 관계인 듯 합니다. 각자의 삶을 추구하면서도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인간 관계라는 나무는 앞으로도 더욱 더 튼튼하고 귀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다루님의 기울어진 의자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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