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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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앙앙anan>이라는 젊은여성잡지?에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코너에서 주간 연재된 글을 모은 것이다.

무려 3번째 책이라고. (무라카미 라디오 1,2는 이미 출간)

짧은 에세이글과 판화로 된 삽화가 짝짜꿍을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 가장 궁금했던 건

제목의 의미였다.

읽고 나면 무슨 의민지 알겠지? 했는데

다 읽었는데도 모르겠어!

역시 하루키!

전혀 모르겠다!

 

여튼, 이 책은 재밌으면서도 화나고 재밌고 화나는 책이었다.

하루키 아저씨가 생각보다 ^_^ 열받는 이야기를 은연중에 많이 하셔서


이 시대에 이런 이야기를 할 리 없어! 하고

출간년도를 보니 2013년에 첫 출간된 책이었다.

첫머리부터 아주 기냥 짜증이 났는데

((<앙앙>독자 대부분이 젊은 여성이고, 나는 상당히 수준이 높은 아저씨여서

양자 사이에 공통된 화제 따위 거의 존재하지 않(을것이)기 때문이겠죠. 그렇죠?)

음... 열받는 말 모음집을 만들수도 없고..후

그래도 역시 유명한 작가라

필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일상적인 이야기들도 많고

여행에 갔을 때 깨달은 이야기,

어떤 사유를 한 끝에 얻은 이야기?

가볍고 무거운 이야기를 줄다리기하듯 넘나든다.

아무래도 플랫폼 탓이 큰 듯 한데

하루키 작가 자체의 성향과도 관련이 없지는 않은 듯 했다.

스스로를 아저씨 아저씨 하시는데

무려 49년생이다. (무려 한국나이 71세)

작가님,, 그정도면 할아버지랍니다,,

6년 전이라구 치더라도요,, 흠흠,,

그러니 여자이야기는 자제하시길,,

그치만, 매년 철인3종 경기를 나간다는 부분은

정말 의외면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달리기를 무척 좋아하신다고!

작가분들이 편견과 달리 다들 열심히 운동하신다.

(황정은 작가님이 방송댄스를 즐겨추신다고 했을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름)

나는 달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정말 신기하다.

구기종목은 좋아하지만 달리기는 정말 너무 싫어하기 때문,,

(제일 싫은 것 : 오래달리기, 전력질주 100m, 계주)

글을 쓸 당시 (2011~2013)에 참가했던 경기에

70대 노인이 달리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70대까지 하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올해에도 잘 달리고 계신지? 조금 궁금했다.

여전히 잘 달리시나요? 하루키씨.

달리기 싫어하는 독자는 카페를 자주 이용한답니다.

종특인지 나는 글쓰기에 대한 부분을 다룬 글들이 좋았는데

본 포스팅의 처음에 인용한 부분이 그렇다.

그리고 전업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글들도

이곳 저곳에 꽤 녹아들어가 있다.

성공한 소설가의 삶이란,

부럽고 열받아!

소설가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날마다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되고

회의가 없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가 없는 것만으로 인생의 시간은 대폭 절약된다.

세상에는 혹시 통근과 회의를 몹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당신도 아마 그렇지 않죠?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p.60

예.

그렇지 않습니다.

몹시.

작가님. 이거 놀리는거 맞죠? 메롱 삽화 괜히 넣은거 아니죠. 나 화내도 돼요?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진짜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

매일 2시간을 버스+지하철에 시달렸던 나로서는

아주 화나고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

어우 킹받아.


이 외에도 재미있거나 공감가는 에피소드가 꽤 있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심한데

하루키작가님도 그렇다구 한다.

근데 아내분은 높은곳을 워낙 좋아하셔서

여행갔을 때 높은 곳이 있으면 무조건 올라가신다고.

그래서 함께할 때마다 내려오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중 웃겼던 부분은 ㅋㅋㅋㅋㅋㅋ

피라미드에 올라간 경험이었는데

올라갈 땐 경사가 완만해보여서 단숨에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내려가려고 아래를 보니 너무 가팔라보여서

몸 상태가 안좋은 스파이더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처럼 내려왔다는 것이다.

아조씨, 좀 웃길 줄 아시는군요.

저 자세 내가 많이 해봐서 안다.

바로 뇌에 영상재생이 되었다.

피라미드를 엉금엉금내려가는 하루키씨.

역시 작가다. 표현력이 어마무시하다.


또한, 관록의 작가! 여서인지

내가 모르던 정보를 꽤 많이 알게 되었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사실

개미와 매미 이야기라는걸 아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너무 충격이었다!

개미와 매미이야기라니. 전혀 와닿지 않는데.

우화작가인 이솝이 이야기를 쓰던 그리스에서는

매미가 서식하므로 자연스럽게 매미를 등장시켰으나

북유럽사람들은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므로

베짱이로 바꿔버렸다는 것!

충격!

또, 일본의 상징과 같은 '여름' 배경의 영화들에서

매미소리는 여름을 잘 나타내는 소리인데,

해외에서는 매미가 서식하지 않는 곳이 많기때문에

그 소리를 이해하지 못하여 텔레비전이 고장났다는 오해를 할 수 있으므로

매미울음소리를 배경음에서 제거한다고 했다. (핵충격)

아니! 이게 다 무슨소리야! 싶었는데

확실히 베짱이보다는 매미가 더 와닿는 이야기였다.

너무 충격이야!

개미와 매미라니!

더 라임이 살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올때 다시 현지화가 되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ㅎㅎ 그런 에피소드였다.

뭐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다 이야기할 수 없으니 여기까지!

킬링타임용으로 좋은 책이었던 샐좋사.

왠지 자꾸 보면 샐러드가 먹고싶어진다.

이유는 알 수 없음.


생각해보면 옷이라는 것은 소설가의 문체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비판하든,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이것이 내 말이고 이것이 내 문체다‘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해서
비로소 마음속 무언가를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말도, 세련된 표현도,
자신의 감각과 삶의 방식에 어울리지 않으면
그다지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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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 정여울의 심리테라피
정여울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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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런 상처도 없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고 싶다.

정여울 -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나는 왜인지

이 책을 자꾸만

'나를 돌아보지 않는 나에게'로 읽는다.

최근 힘든 일이 많았다.

육체적인 것보단 정신적으로.

11월이 된지 벌써 며칠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시월에 머물러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그래서일까.

슬픔이 우울함이 되고

우울함이 좌절로 변모해갈 때

끊임없이 침잠해있느라 몹시 지쳐있었다.

그래서 김영사서포터즈 일로 받은 두 책을

아직 다 읽지 못했고 리뷰도 쓰지 못했다.

그래도 그 두 책은.. 내가 해야할, 내 책임이며 의무이니

전체활동이 끝나기 전까진.. 이미 기간은 지났지만 써볼 예정이다.

그치만 그전에..!

나 자신에게 힘을 주기 위해 골랐던

이 책을 먼저 읽었다.

포슬포슬한 느낌의 푸르고 푸른 표지여서

받자마자 마음이 부풀었던 기억이 난다.

오돌토돌하고 거친 표지를 쓰다듬으며

"네가 나를 달래줄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던, 그런 책.

이 책은 표지부터 목차, 내용까지

전체적으로 감성적인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비하의 의도가 아니다)

왜 괄호까지 달아가며 변명하냐면...

글의 내용중에 작가님이 '감성적'인 자신의 성향이

큰 상처였지만 이제는 좋아졌다고 하셨는데

그게 신선한 충격이었어서다.

감성적이란 것이 콤플렉스가 될 수 있다니.

내가 이 책에 느꼈던 첫인상이 조금 죄스럽게 느껴졌던 순간이다.

여튼,

총 네개의 장에서 진행되는 심리테라피는

각자가 독자적이면서도 연결되어 있어서

통으로 읽기에도 좋고,

내가 그때그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읽어도 무리가 없었다.

내가 읽은 책들 중 가장 목차가 많은 것 같다.

작가님도 그런 부분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목차를 쪼개놓으신게 아닐까한다.

그때그때. 꺼내 먹을 수 있도록.

사실, 이런 느낌의 '심리테라피'나

'힐링'을 주제로 하는 책을 선호하진 않는다.

그런데 요즘엔 내가 무조건적으로 거부하고 읽지 않는 게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접해보려고 시도하는 중.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았던 점도 많고

아쉬웠던 점도 있다.

먼저, 좋았던점은 작가님이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

근거가 되는 심리학을 함께 다루어서

적용시켜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힐링에세이나 자기계발서 등에서

근거 없이 무조건적인 명령으로

"아무튼 이겨내라! 너는 할 수 있다!"

하는 것에 반발이 있었기에..

이 책에서 작가님은 심리학을 공부하며

'페르소나(가면)'와 '그림자'의 용어가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 왔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후에도 여러가지 이야기에서 '그림자'가 나타난다.

사람은 역시 주관적인건지. 아니면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에게 대입이 되는 부분에 집중해서 책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 자주 멈추었던 부분들은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감등의 뾰족한 감정이 뭉친 곳이었다.

내 그림자의 어두운 측면은 수없이 많다.

가장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실천하지 못하는 마음의 습관,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꼬일 대로 꼬인 방식으로 표현해도

상대방이 언젠가는 날 이해해줄 거라고 믿는 어처구니 없는 낙관주의,

행복을 느낄 때 그 기쁨에 집중하지 못하고 온갖 걱정거리와 불안을 늘어놓으며

결국 그 행복을 즐기지 못하는 감정의 습관,

문제가 생겼을 때 조금씩 해결해나가면 될 것을 계속 미루기만 하다가

감정이 폭발하기 직전까지 나 자신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인 순간들.

그림자를 묘사하다보면 결국 내 삶의 핵심 트라우마와 만나게 된다.

결국 나 자신의 미워 죽을 것 같은 측면은

내게 일어난 나쁜 일들 때문이 아니라,

그 일에 대처하는 내 우유부단함이나

행복조차 순수하게 행복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과도한 예민함 때문이라는 것을,

후회의 대부분은 마음챙김의 고삐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기에 발생한 것임을 알게 된다.

정여울 -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 p.84

이 부분이 소름끼치게 나같아서 놀랬다.

정여울 작가님은 여러가지 심리학을 인용하며

결국 내가 자신을 보듬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가진 빛과 그림자를 모두 인정하여 끌어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그 방법을 시작하는 첫 걸음이

내 안의 그림자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이 부분이 내가 아쉬웠던 부분이다.

물론 작가님도 심리학을 배울 때

자신의 그림자와 온전히 마주하여 화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나 싶었다고 하기는 했지만..

결국은 그게 해결책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정말 답이 맞는지에 동의하기 어렵다.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부정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게 정말 끝일까.

"심리학적 대면은 자신의 좋은 점만 부각하는

지나친 긍정심리학의 유아성과 결별하는 것이다.

대면은 상처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차별 없이 끌어안아,

마침내 더 크고 깊은 나로 나아가는 진정한 용기다." (p,86)

이게 정말 모든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일까.

나는 조금 의문스러웠다.

그럼에도 이 책이 싫지 않은 것은,

긍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많아서다.

나를 가장 힘들게하는 '열등감'에 대해 다룬

<열등감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길> 부분이 그랬다.

작가님이 제안한 방법은 세가지였다.

1

'신 포도의 심리' 를 극복하기

2

고통의 최고점과 행복의 최저점을 정하기

3

감정의 미묘한 차이들을 또렷하게 구분하기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1과 3의 방법이었다.

1의 방법은

내가 갖고 싶은 재능을 가진 사람을 보면 더이상 '신포도'로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의 탁월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쪽이 되는 것이다.

타인의 탁월성을 인정하면 삶이 더욱 풍요하고 아름다워진다고.

3의 방법은 감정의 미묘한 차이들을 또렷하게 구분해보는 것이다.

예컨대 고통과 절망을 구분하는 것,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구분하는 것,

짜증과 슬픔을 구분하는 것.

작가님은 영화 <더 파티>의 한 장면을 인용하며 이야기했는데

정말 공감이 갔다.

영화 <더 파티>에서 갑자기 유리창이 깨져버려

망연자실한 사람들을 보고 한 남자가 이렇게 말한다.

"유리창이 깨진 거지, 영혼이 부서진 것은 아니야."

정말 그렇지 않은가,

힘든 일이 생긴 것이지, 반드시 절망해야 할

필연적인 사건이 터진 것은 아니다.

극복해야 할 힘든 일이 생긴 것뿐이지,

그게 희망을 포기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정여울 -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 p.84

그렇지 않은 문제들에서도

자꾸만 다른 문제나 감정으로 환원해버리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삶이 더 비관적으로 느껴지는건 아닐까.

그래서 자꾸만 더 하찮아지고 보잘것 없어지는 게 아닐까.

돌아보게 되는 글이었다.

그래서,

'콤플렉스'나 '우울증'등의 심리학 용어를

남발하는 사회에 부정적이라는 작가님 말에 동의했다.

나는 내가 이겨낼 수 있는 문제나

감정에 자꾸만 이길 수 없는 감정을 덧대어

더 확대하고 과장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나는 약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상처 입은 내면아이를 위로하는 따스함>챕터에서

읽었던 내면아이를 위로할 수 있는

어른일 수도 있으니까.

우리 안에는 죽을 때까지 좀처럼 자라지 않는

내면아이가 살고 있다.

이 내면아이는

피터팬처럼 영원한 순수를 간직한 사랑스러운 모습이기도 하고,

상처 입은 채 하염없이 눈물 흘리지만 도와달라는 외침조차 안으로만 삼키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정여울 -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 p.128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하고 다짐했다.


+ <그림자 노동의 물결이 밀려온다>

이 부분은 내가 말하던 결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좋았다고 꼭 언급하고 싶은 챕터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일들이 아니기에

인정하려 하지 않는 수많은 그림자 노동들.

임금을 받지도 못하고 눈에 띄지도 않는 그림자 노동 덕에

사회가 돌아가고 있음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고 작가는 이야기했다.

살림과 육아에서부터 시작해서

카페의 셀프서비스, DIY식 가구조립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소비자'라는 이름으로 혹은 '직원'이라는 이름으로

대가없이 해내는 모든 일이 그림자 노동이라고 한다.

이거 이거!!! 완전 한국사회의 핵심 문제 중 하나 아닌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더 큰 문제고..!

이반일리치는 『그림자 노동』에서 대가 없는 노동이

우리의 삶을 더 복잡하고 교묘하게 불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다.

그림자 노동의 가장 심각한 폐해는

우리의 자존감을 빼앗고,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앗아감으로써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은밀하게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림자 노동으로 인해 우리는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

창조적으로 사유할 권리,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그림자 노동에 빼앗기지 않을 권리가 있다.

우리에겐 스스로의 삶을 빛내는 가치 있는 노동의 주인이 될 권리가 필요하다.

정여울 -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 p.41

NO PAY NO WORK.

알겠냐 이세상아!!!!! ㅠㅠ

제발 돈 안 줄꺼면 시키지도 마라!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명령하지도 말고

그렇게 시킨 일이면 인정이라도 해줘라!

NO WORK NO PAY

NO PAY NO WORK 라고.

자본주의로 찍어 누를거면

제발 모순적으로 하지 말란 말이야..

세상에 당연한 노동은 없다.

있다면 그건 아마 부동한 노동일것.


그림자 노동이야기가 나와서

갑자기 급발진해버렸지만,

아무튼 이 책의 도움을 꽤 많이 받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모든 챕터와 모든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만큼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각자가 자기에게 맞는 처방을 받아갈 수 있기를.

나를 돌보지 않는 내가

나를 돌아보는 내가 될 수 있게.


나는 아무런 상처도 없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고 싶다. - P198

그녀는 밤새 눈물을 쏟으며 자신의 아픈 상처를 털어놓은 뒤 지쳐 쓰러져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너는 강인한 전사야. 절대 물러서지마. 너는 네가 꿈꾸는 삶을 지킬 권리가 있어. 아무도 널 함부로 상처 줄 수 없어." 그녀가 잠들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 말이 나 자신을 향한 위로이기도 함을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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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책 -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물건의 역사
키스 휴스턴 지음, 이은진 옮김 / 김영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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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묘하게 모순적인 것 같으면서도 흥미를 끌어들이는 제목이다.


제목만 보고 책을 골랐던지라 어떤 책일지 궁금했다.


집에 택배가 도착했을 때 상상이상의 묵직함에 흠칫 놀랐는데,


포장을 뜯으니 왜 책의 책인지 알 수 있었다.


-


딱딱하고 두꺼운 표지는 날 것 그대로의 감성을 갖고 있었고


후가공이 된 듯한 책등과 표지보강제는 붉고 맨질맨질했다.


표지 여기저기에 있는 책에 대한 설명.


예컨대 머리띠 싸개(나는 이 부분의 이름을 처음 알았다.)나


책머리, 책발, 책입 등등.. 내가 당연히 여기던 책의 모든 부분에


적혀있는 설명이 신기했다. 책은 입과 발이 있다.


그래서 그 먼 과거부터 지금까지


멀리 멀리 나아갈 수 있었던 걸까.


-


거친 표지를 넘기니 안에도 면지나 문양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꾸릿한듯한듯한 촉촉한 냄새와 칼칼한 향이 났다.


이 책의 시작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이것은 책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책에 대한 내용이


종이가 만들어진 시대(혹은 그 이전)부터


전자책으로 대체되려하는 지금 이 현대까지 흘러나온다.


길고 긴 책의 역사는 인류역사와 동떨어져있지 않았다.


-


전쟁이나 종교 사상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과 역사에 맞닿아있는


책의 진화과정은 새로웠다. 특히 종이가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 그랬는데


종이 발명전까지 오랜 기간 쓰였던 양피지의 폭력적인 역사와,


사람의 피부로 무두질한 어떤 가죽 표지들이 소름끼쳤다.


고고한 고급이미지로만 알고있던 양피지가


수많은 어린 동물의 피를 흘린 뒤 만들어진 것이란 것도 그랬지만


신성성의 고집으로 순결한 더 고가의 제품을 위해


갓 태어난 동물이나 사산된 동물까지 사용했다는 역사는


인간의 잔혹함이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했다.


-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책의 물성에 대한 사랑과


그 고집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우리에게 전한다.


전자책이 생기고 꽤 많은 곳에서 화면이 종이를 대체해가는


추세이지만, 이 책을 보니 종이 책의 종말은 오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생긴다. 볼펜이 개발되었을 당시 모든 연필이 사라질거란


전망이 있었음에도 볼펜이 연필을 영원히 대체하지 못한 것처럼.


종이 책도 언제나 우리의 곁에서 촉촉한 향을 품으며


하얗게, 때로는 노랗게 빛을 내고 있지 않을까.


-



이것은 책에 대한 책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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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양형 이유 - 책망과 옹호, 유죄와 무죄 사이에 서 있는 한 판사의 기록
박주영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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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사 한 줄로 읽혔던 차가운 판결이 어떤 고뇌 속에서 나오게 된 건지 깨닫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고통스럽고 아픈 내용이 가득했고, 이런게 우리의 현실이라는게 많이 슬픕니다. 그럼에도, 읽어야 하는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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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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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박상영은 한국 소설에 또 다른 바람을 불어오게 하는 작가다. 기존의 소설과 같아지려 하지 않고, 그만의 목소리를 낸다. 위트와 시니컬이 함께하는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웃다가도 어느 새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마음에 박힌다. 재미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메세지까지 날릴 수 있는. 유일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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