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어떻게 일하는가 - 네이버 그린팩토리는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신무경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20180622_025933.jpg


26p 1997 10, 이해진은 자신이 직접 제안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 '사내 벤처 포트'에 선발되어 '소 사장'이라는 직함을 달게 된다. 그리고 웹 글라이더는 삼성SDS의 자체 개발 검색엔진 '유니 파인더'와 국내 최초 한영 디렉터리 서비스인 ' zip'을 통합하면서 '네이버 NAVER'로 이름이 바뀐다. 이로써 당시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50만 건 웹페이지 보유를 자랑하게 됐다.
이해진 팀과 6명이 고심해서 붙인 'NAVER'라는 이름은 항해자를 뜻하는 'NAVIGATYOR'와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 '-ER'의 합성어다. 그리고 노란 새 바탕의 초창기 로고에서는 'NAVER' 'V'를 나침반 바늘로 형상화했다.

네이버가 출범한 시기는 1997년도였다. 책에도 초창기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나도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네이버는 사실 그리 대단한 검색 사이트가 아니었다. 당연히 야후가 최고였고, 지금 카카오인 한메일은 국가에서 전 국민 이메일 갖기 운동을 통해 밀어주는 업체였었다. 1997년도인가 98년도에 대학교 담당 교수님이 이번 과제는 이메일로 제출하라고 하셨을 때 우리 모두는 충격이었다. "뭐지? 무슨 암호 같은 말씀을 하신 거지?" 우리는 서로 묻고 알아보고 하다 결국 대학원 선배님들을 찾아가 정말 공손히 물어봤다. "교수님이 이메일로 과제 제출을 하시라는데요.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좀 짜증 내시더니 그래도 해주셨다." 그때가 얼마 안 된듯한데, 세상이 정말 이렇게 많이 변했다. 요즘은 블로그 쓰는 게 모바일이 더 편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74p 프랑스 사전 서비스 준비에 나선 사전 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프랑스어를 배우는 일이었다. (중량) 사전 팀은 두 달 동안, 일주일에 두 번, 근무시간이 끝난 오후 7시부터 2시간씩 야학을 했다.
75p 2011
년 초 여름, 부동산 AR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네이버 부동산팀은 사전 팀이 그랬듯,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공부하면서 기초를 다졌다.
86p '
밴드를 만드는 사람들', 소위 '맨 만사'의 밴드에는 서비스 개선에 대한 의견이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온다. 새벽 2시든, 3시든 일단 이슈가 올라오면 본인 담당 업무가 아니더라도 대응하려고 노력한다. 지적 사항이 처리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서로 수고했다며 '굿나이트 인사'를 나눈다. 밴 맨 사 직원들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굿나잇 인사를 나누며 잠을 청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다. 이쯤 되면 네이버는 '24시 편의점'이라 할 만하다.
88p
네이버 직원들은 매 순간 컴퓨터와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생활한다. 팀 전체 워크숍, 회식 등이 있어도 노트북을 지참하고 수시로 확인한다.

2장에서는 네이버가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해 나온다. 이 장에서 보면 네이버 임직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많은 시간을 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막상 책을 펼쳐보니 힘들게 일하는 모습은 나와 별반 차이는 없었다. 국내에 있는 대부분의 기업은 그럴 것이다. 정말 많은 시간을 일을 하고 업무의 양도 엄청나다. 물론 세계 통계를 보면 생산성이 낮은 국가로 뽑히기는 하지만 나는 그 통계의 잣대가 정말 제대로 된 것일까 하는 의심이 간다. 우리 모두가 영어를 현지인처럼 잘하고 본사를 미국이나 유럽에 두고 지금 일하는 방식 그대로 일을 한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나는 그 통계의 방법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생산성은 결코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많은 외국기업과 함께 일을 해 보았지만 해외 업체에서 듣는 얘기는 업무처리 속도가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주어진 일에 대한 결과치는 다른 나라보다 탁월하게 빠르다. 이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대단한 기업들이 많이 나온 이유도, 그리고 경제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나는 우리의 업무 속도의 강점이라고 본다.

93p 모든 친구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전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해진의 학창 시절 꿈은 2000년부터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일반상식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까지 제공하는 백과 사전식 지식 서비스 '지식백과'를 내놓은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표제어는 2017 8월 기준 290만 건으로 '전문가'가 참여한 온라인 백과사전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해진은 한 언론사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
이제는 부자든 가난하든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관계없이 누구나 매우 쉽게 필요한 자료를 찾고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된 것이다. 자신의 노력하는 만큼 정보를 구해서 자신이 애쓴 만큼 지식을 습득해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부를 창출할 수 있다. 토지나 자본보다는 지식이 보다 평등한 자원이라 생각한다. 지식은 부모에게 물려받을 수 없어 누구나 처음부터 공평히 시작해야 하며, 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함께 누구나 필요한 지식을 매우 낮은 비용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이 돼 있기 때문이다. (중량) 이제 환경은 갖춰졌으니 경쟁력은 개인의 열정과 노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평등하고 합리적인 사회가 시작됐다."

멋지지 않은가? 하나의 회사의 CEO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그 회사의 가치관이다. 그 가치관은 세상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관을 회사 임직원 모두가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가 그 가치관을 한마음 한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해진은 네이버의 가치관이 없는 것이 가치관이라고 하지만 이 책을 보며 내가 알게 된 것은 분명 뚜렷한 가치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세상 모든 정보를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누리게 하는 것이다. 나만의 오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봤다. 그 가치관을 가지고 20여 년의 숨 가쁘게 달려온 회사가 네이버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속 성장할 수 있고, 수많은 카테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본다.

102p
에서 이해진이 전 직원들에게 100만 원 상당의 의자를 제공한 일화가 나오는데 이 의자는 '에어론 체어 Aeron Chair'라고 한다. 네이버로 뒤져보니 나온다. 근데 생김새만 봐서는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 의자 하나에 100만 원? 뭐가 얼마나 좋길래. "글쎄"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앉아라도 보고 싶다. 그럴 날이 오기나 할까? 의자가 100만 원?

109p
복지 얘기가 나오는데 간단히 좋단다. 나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고 뭐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그래도 부러울 따름이고...

179p 현지인 같은 생각에서 찾은 성공의 실마리

이전 대우그룹이 그랬다. 해외 진출을 하게 되면 해외에 진출한 한국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닌 대우라는 이름만 가진 현지의 회사를 설립했다. 그렇게 해서 대우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대우그룹이 부도를 맞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논란거리가 있지만 당시만 해도 대우그룹은 세계경영의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

책에서 나오는 라인의 해외 성공 사례를 보면 거의 동일한 얘기가 나온다. 철저히 현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것으로 해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 시장에 맞게 우리의 것을 가다듬고 모든 것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것은 당연히 소중한 것이지만 그것만 고집해서는 결코 그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 다른 것도 비슷하다. 사람들이 왜 내 것에는 관심이 없을까 생각하기 이전에 내가 이것을 그 사람에게 맞게 잘 만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람을 대할 때도 저 사람이 원하는 것을 내가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하고 있는 것인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215p 유튜브에게 동영상 시장을 빼앗긴 까닭'
네이버는 사람들이 검색 결과 값으로 텍스트가 아닌 동영상 정보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빠르게 인지하지 못했다. 전문적인 말로 이용자의 '검색의도'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그것을 'How-To' 검색 유형을 인지 못했다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영 잘하는 방법'과 같은 방법적인 부분에 대한 검색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Youtube' 'google'검색에 있어 중요한 부분은 차지한 데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전까지 'youtube'는 거의 youtube 별도로 움직였다. 'How-To'의 검색 결과가 중요했던 것이 아니고 인간의 습성 자체를 잘 못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서있으면 기대고 싶고 안고 싶고 눕고 싶고 자고 싶어지게 편한 쪽으로 변하게 되어있다. 글로 읽는다는 것은 일단 집중도를 요한다. 그래서 긴 글에서 사진으로 바뀌고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포털 검색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짧은 글 검색이 나오면 그다음은 사진이나 비디오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구글은 엄청난 돈을 들여 유튜브를 사들였고, 페이스북은 엄청난 돈을 들여 인스타그램을 사들였다. 네이버는 이제 더 이상 편해질 것이 없어 보이는 동영상에서 다음으로 넘어갈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3D 일지, 오디오 클립일지, VR 일지 AR 일지 혹은 홀로그램일지 모르지만 찾아내야만 한다. 유튜브 같은 경우는 벌써 VR 변환 서비스를 시작했다.

Chapter 5
네이버의 미래 기술 플랫폼으로의 진화
에서는 미래에 대비하고 진행하는 네이버의 프로젝트들이 소개된다.
로봇
스팸 전쟁 - 여기서 구글 메일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
그래서 네이버 메일을 쓰기보다 스팸 기능이 더 뛰어난 구글 메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네이버도 일부 서비스에 있어서는 다음의 절차를 똑같이 밟고 있는 셈이다.'
난 이것이 단지 작가의 의견이지 네이버의 의견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구글 메일의 스팸 기능은 뛰어나다. 하지만 결코 그것 때문에 구글 메일인 gmail을 쓰는 것이 아니다. 결코 아니다.
그 이유들을 보면 아래와 같은 장점들이 있다.
1.
폴더 구분을 2 3차로 나눌 수 있다.
2.
태그 방식을 사용에 하나의 메일을 여러 폴더에 동시 보관할 수 있다.
3.
미리 보기 창 지원이 되고, 팝업 열기, 첨부 끌어오기가 지원 된다.
4.
사진을 첨부하면 편지 내용에서 바로 볼 수가 있고, 첨부로 미리 보기가 지원된다.
5.
편지를 끌어다가 폴더 이동이 된다.
6.
대화형 뷰가 되니다.
7.
메일 안에 시간 명기가 있으면 일정에 자동 등록된다.
8.
직관적이다.
9.
기업 도메인 지원이 된다.
10.
모바일 뷰 세팅이 잘 되어 있다.
이런 것들에 비하면 사실 네이버 메일은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최소한 아웃룩의 기능과 g메일을 기능은 구현을 해 놔야 써볼 만이 생기지 않겠는가? 나도 네이버를 참 좋아하는 한 사람이지만 네이버 서비스들 중에 가장 맘에 안 드는 부분이 메일이다. 세상에 괜찮은 메일 어플이 얼마나 많은데 벤치마킹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도 네이버 메일은 관리를 안 하는 것 같다.
g
메일의 기본기능에 네이버 메일의 강점인 대용량 메일 보내기 그리고 새로운 몇 가지 신기능
1.
일정과의 편리한 동기
2.
알람 기능
3.
블로그 내용 가지고 와서 저장하기
4.
에버노트와 같은 여러 가지 정렬 방법
5.
지정인 공유 메일 폴더 (업무 협업, 프로젝트 관리)
등을 보완하면 충분히 기업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메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5
장에 얘기하는 다른 준비 중인 프로젝트 들은
검색 방식 진화
기술 플랫폼으로의 변화
음성인식 검색 진화
웨일 웹브라우저의 도전
하드웨어 진출
등이 있다.
상당히 관점을 잘 잡고 가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은 너무 모범적이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다소 평범한 프로젝트들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책에 나오지 않는 비밀 프로젝트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다소 황당할지라도 좀 더 새로운 정말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나무 안쓰고 종이 만들기 연구', '벽지용 전자 인크', '한국인 각부위 체형조사', '생각을 모니터에 나타내기', '제스처로 키보드, 마우스 대체기술' 같은 것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